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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설 Oct 01. 2020

IV. 회복탄력성 기르기

발상의 전환

내가 아는 사람이 많다 보니 개중에는 긍정적인 사람도 있지만 사는 데 너무 지쳐서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도 있다. 동생 승훈이가 그렇다. 내가 무슨 일을 해 보면 어떻겠냐고 권하면 승훈이는 “내가 잘나지도 못 했는데 그 일을 어떻게 해요”라며 반문하곤 한다. 그 친구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나 역시도 그 친구를 만나면 무기력증에 빠진 듯한 실망감으로 가득해 의욕이 상실되기 일쑤였다. 승훈이를 만날 때마다 오늘은 또 무슨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지 겁이 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나조차도 그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여자 친구가 없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 할 돈이 없다, 앞으로 살아가기가 막막하다 등 신변잡기적인 자질구레한 일 등 인생의 온갖 푸념을 만날 때마다 늘어놓았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나와 오래 알고 지냈고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으리라 이해하려고 했다. 나는 승훈이에게 조금만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함을 표현해 보라고 했다. 

부정적 사고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일에 집중해서 쓰고 긍정적 사고를 키워 보자고 했다. 오늘은 이래서 좋았고 이래서 기분이 행복했고 이래서 사는 것이 좋다는 감사할 거리를 다섯 가지 정도만 꾸준히 찾으면 긍정의 힘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나는 가끔 스스로 걸어 다닐 수 있고 사물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함을 느끼곤 한다. 그럴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다.

나 역시도 철이 없던 사춘기 시절이 있었다. 마치 <보헤미안 랩소디>에 나오는 프레디 머큐리처럼 입천장에 난 덧니를 뽑을 기회를 놓쳐 덧니가 앞니를 건드려 앞니가 튀어나와서 불평불만을 많이 했다. 웃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워서 웃는 것이 싫었다. 애써 웃음을 참으며 숫제 입을 닫고 지낸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왜 엄마는 나를 영화배우처럼 잘생기게 만들어주지 않았는지 불평을 여러 번 했다. 사춘기 소년다운 외모 불평이었다. 세월이 한참 흘러 <보헤미안 랩소디>에 나오는 주인공 배우(라미 말렉)의 약간은 과장된 구강 구조를 보면서 오히려 그런 구강 구조 덕분에 노래를 잘하게 된 것은 아닌지 나만의 해석을 하며, 사춘기 시절 불만을 갖던 내 얼굴을 떠올려 봤다. 지금은 교정을 해서 그다지 앞니가 돌출되지 않았지만 이 입 덕분에 내가 세상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위로를 전하는 사람이 된 것은 아닌가라는 ‘꿈보다 해몽이 좋은’ 해석을 해 보았다. 

나 스스로 콤플렉스라고 느끼는 것이 때로는 나에게 새로운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생각의 전환은 긍정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사건을 해석하는 것이다. 콤플렉스라는 부정적 요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다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게 된다. 너무나 진부한 표현이겠지만 음료수병에 음료수가 절반 정도 남았을 때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제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이다. 표현하려고 하는 뜻에는 차이가 없지만 사물을 보는 관점(해석)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다소 부정적이고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후자는 다소 긍정적이고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내가 가진 것이 작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가진 것이 작기 때문에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확연하게 다른 결과물을 가져온다. 같은 사물, 사건, 현상을 두고 좀 더 긍정적 마인드로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쉬운 일부터 단순한 것부터 생각을 바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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