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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설 Oct 01. 2020

IV. 회복탄력성 기르기

장점, 강점에서 길을 찾다

우리나라는 각자도생해야 하는 사회다. 제각기 살아 나갈 방법을 꾀해야 한다. 사회안전망이 튼튼하지 않아서 한 번 실패하면 재도전하기 어렵다. 그런 이유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살아 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내 존재 자체가 기적인데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말을 해도, 나를 무시해도 나는 변하지 않는 고유의 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내 가치는 누군가 밟는다고 해서, 무시한다고 해서 결코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주위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한다. 비교하다 보면 자신의 잘난 점, 장점보다는 못난 점, 단점이 눈에 들어오기 십상이다. 타인과의 비교는 자신을 위축시키고 자존감을 흔든다. 타인과 비교하는 삶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내 가치를 발현하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핵심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휘하며 사는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성취를 맛보고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이 행복한 삶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장점보다 약점에 집중해서 약점을 보완하는 교육, 훈련을 받아 왔다. 자신의 약점을 찾아서 그것을 보완하려고 하면 자신에게 버거운 일이어서 보완하는 과정에서 계속 힘이 들고 결코 행복하지 않다. 약점에 집중하다 보면 긍정적인 자세, 자신감 등 낙관적 태도를 불러오는 힘이 떨어뜨린다. 약점을 찾아서 약점을 보완하려고 하면 자신에게 버거운 일이어서 보완하는 과정 자체가 힘들고 결코 행복하지 않다. 자기만의 장점을 살려서 개성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없고 실수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살아서야 되겠는가.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 교수에 따르면 행복의 기본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강점을 찾고 일상생활에서 그 강점을 꾸준히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성장은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는 환경에서 가능하다. 

외대부고에서 학생들 입시 상담을 오래 하면서 제자들의 장점, 강점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대학 입시와 관련된 일도 하고 있는데 일명 ‘대학입시 코디’라고 알려진 일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입시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자신들만의 장점, 강점을 찾아서 그것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다. 대학입시를 위해 학생들은 숨이 막힐 정도로 시간을 쪼개 쓰고 있다. 옆에서 보면 가엽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선생으로서 시간에 허덕이는 제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약점이 아닌 강점을 발견해서 그것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만의 강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자신이 못하는 일을 책망하고 자신을 나무라는 시간에 자신의 장점, 강점을 찾아보자. 그렇게 시간을 쓰는 게 더 현명하고 자신의 삶에 이롭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이 진지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내 장점을 찾으면 좋다. 내 장점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딱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걱정하지 말고 나를 찬찬히 뜯어보자. 자신의 강점, 장점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발현하면 생각지 못한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각종 시험, 중요한 발표 등이 있을 때 자신의 강점을 떠올리며 긍정적 정서를 유발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부모님의 바람으로 서울대학교 법대에 입학한 제자가 있다. 이 친구의 도움으로 내가 법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부모의 보호막 아래에 있는 자식들 대부분이 부모의 바람을 따를 수밖에 없다. 이 친구도 그런 경우다. 이 친구가 열일곱 살이던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지금까지 오랜 시간 인연을 맺고 있다. 14년 전에 내가 써 준 글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눈여겨본 이 친구의 장점과 좋은 점을 칭찬해 주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제자는 서울대학교 법대 박사과정을 마치면서 외교관 시험에 합격했다.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마침내 꿈을 이룬 것이다. 내가 법 공부가 힘들 때 가끔씩 연락해서 고충을 털어놓으면 진심으로 들어주고 진실되게 이야기를 해 주어 내가 법 공부를 계속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현재 연합뉴스에서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는 지연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발표와 말하기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서 아나운서에 관심을 가져 보라고 적극 추천했다. 졸업을 하고 학교에 인사하러 왔을 때 현재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어떤 공부를 하는지 현재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내 앞에서 직접 보여 준 적이 있었다. EBS를 비롯해 몇몇 방송에 출연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연이에게 칭찬과 조언을 해 주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잘나가는 제자 호민이는 학생 시절부터 주식에 관심이 많아서 주식뿐 아니라 시야를 넓혀서 경제도 함께 공부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용준이는 자기만의 경제 감각을 키워서 현재는 1년에 100억 원 이상 회사에 이익을 안겨 주는 주식 딜러가 되었다. 

고등학교 때 광진이는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경영 대회에 나가서 상을 휩쓸었다.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 답답함을 잘 알기에 여러 차례 상담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경영 대회에 나가서 상을 휩쓴 비결을 물어보며 자신감을 찾고 긍정적 정서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결국 광진이는 불굴의 노력을 발휘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했고 재학 시절에 가장 유명한 창업 경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제법 큰 상금을 받았다. 여러 창업 경연 대회에서 수상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식이는 경영 컨설턴트가 되었고, 현재는 캐나다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진혁이는 새로운 기술을 다른 분야에 접목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고 실용적으로 사고하는 친구였다. 진혁이가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진혁이의 재능이 아까워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적극 추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모델로 창업 모형 개발 대회에서 수상을 해서 상금으로 동남아시아를 한 달 동안 다녀왔다. 그곳에서 생활하며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현재는 자신만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빠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전화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지내는 가까운 사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을 하고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가 되고 알게 모르게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현재 의대 본과에 재학 중인 호중이는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언제나 고등학생 때의 순수함을 간직한 친구다. 같이 일도 많이 할 정도로 정이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서로의 생일을 챙겨 줄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자신의 어려운 점, 공부하면 겪는 갈등을 이야기 나누는 친구다.  

누구나 자신만의 강점, 장점은 있다. 이것을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일이 꼬일 대로 꼬이거나 실패의 늪에 빠져 허우적댈 때는 자신의 장점에 집중해서 장점을 바탕에 둔 일을 도모하는 것으로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이런 때에 잘하지 못하는 일에, 어려운 일에 몰두하는 것은 일을 더 꼬이게 하고 망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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