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우연? 인연? 어쩌면 운명?
우연인지, 인연인지.
나는 운명 같은 사랑에 빠졌다.
그이와 나는 중학생 때 정말 풋풋하고 예쁠 때
손 잡는 것도 수줍어하며 귀여우면서도 장난스러운 연애를 했었다.
3개월은 만났을까? 짧게 만났었고
그때 헤어진 이유도 지금 생각해 보면
딱히. 이유 같지 않은 이유였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엔 그냥 스쳐가는 인연이라 생각했다.
그러고 7-8년이 지나 어른이 되었고
우연처럼 연락이 닿아 만나게 되었다.
어릴 적 잠깐 만났었지만, 어렴풋이 함께 기억하는 좋은 추억들이 몇 가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서로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서인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훌쩍 지나가있었다. 참 신기하면서도 즐거웠다.
그렇게 며칠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 날은 잠에 들기 전에 내일은 또 만날 수 있을까? 또 이야기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잠에 들었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스며들고 있었다.
어느 날은 눈을 뜨자마자 그이가 생각났고,
일어났을까 궁금해지고 내가 밥을 먹을 땐
그이가 밥을 먹었을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릴 땐 마냥 외모가 잘생겨서 멋있다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본 그이는 외모도 멋있지만 내면이 더 남자답고 멋있단 생각을 했다.
나보다 나이는 두 살이 어리지만 든든하고
때로는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모습들과 옳고 바른 생각들에 더 호감이 생겼고 나와 비슷한 모습들을 볼 때마다 호감은 커져갔다.
그렇게 우린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궁금해했으며 연애를 시작했다.
무작정 바닷가를 데리고 가서 밤바다를 보여주던 그이, 지금 생각해도 마음 한편이 설레인다.
첫 느낌이 좋은 만큼, 앞 날도 기대가 됐으며
설렘과 동시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좋은 것도 잠시, 걱정 없이 다 좋을 것만 같았던 우리의 앞 날은 생각보다 순탄치 못했다.
MBTI : ESTP와 ESFJ의 만남.
극 T와 극 F의 우당탕탕 연애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