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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통역사 김윤정 Aug 04. 2021

[5180] 오분 이상 보라 방송 일기

더운데 웬 뜀박질이니


첫 방송은 정말이지 정신없이 했네요. 다시 보니 옷이 젖었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방송했네요. 종일 줌 모임에 집중하느라 얼굴에 열이 모여 얼음수건으로 식혔어요. 옷 젖은 줄 몰랐습니다. 몹시 긴장했었다는 증거지요.


그래도 두렵고 하기로 한 선포를 후회했던 마음을

뒤로하고 첫 발을 디뎠더니 여기저기에서 응원과 격려를 해주네요. 방송국 개국을 축하한다는 인사도 받았습니다. 듣고 보니 그러네요. 방송국 개국. 돈 한 푼 안 들이고 페북과 인스타 라이브로 ‘달달한 정’ 자기 사랑’ 보이는 라디오 방송이 탄생했어요.


어제 첫 방송 후에 너무 흥분하여 새벽까지 잠들지 못했더니 오늘은 종일 피곤했어요.

상담 두 개를 마치고 달걀 두 개와 두유로 끼니를 때우고 남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늘은 제가 일등으로 도착했어요. 이런 순간이 가장 힘듭니다.


걸을까?

아니야 이왕 왔으니 천천히 뛰고 가자

늘 달리기 시작해서 100-200m까지 가기가 제일 힘이 듭니다. 달리기 싫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또 한 번 이렇게 대뇌입니다. 이왕 왔으니 천천히 뛰자 고.


달리러 나올 때마다 단 하루도 달리러 나오고 싶은 날은 없었습니다. 크루 멤버 얼굴은 보고 싶어도 달리러 나오고 싶은 날은 없었어요.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눈이나 비가 오면 감사하죠. 안 나가도 되니까요. 날이 좋으면 잠자고 싶어서. 오늘은 어쩐지 몸이 안 좋은 것 같아.

달리기 싫은 이유는 백만 가지가 넘고요

그럼에도 달리기를 계속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180일 자기 사랑 오분 이상 보이는 라디오 (보라) 방송 화요일 주제는 _날 더운데 웬 뜀박질이니? 입니다. 페친 윤하 언니가 댓글에 단 말인데 너무 공감이

되어 제목으로 정했어요. 방송에서는 달리기를 시작했던 2019년 여름 이야기를 했어요.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했던 이유는 내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나는 안돼. 못해”라는 자기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서였어요.

그래서 제일 이루기 어려울 것 같은 도전이 뭘까 고민하다 수년 전부터 하고 싶던 마라톤이 떠올랐습니다. 번지점프는 무섭긴 해도 눈 한번 딱 감으면 순식간에 지나가지만 마라톤은 제 지구력과 성실성의 한계까지 시험해 볼 수 있어 좋은 도전이라 여겼습니다. 사실 그래서 자신감은 바닥을 향했죠


방송에서도 말했지만 도전 첫날 감독님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나요?”

“못 뛴다는 생각을 버려요. 그리고 제 얼굴을 자주 보면 됩니다”


내가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고 16주를 감독님 얼굴을 자주 봤습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도전이 성공할 수 있었고 또 지금까지 여러 위기 속에도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건 함께 달려준 페이스메이커님과 이런저런 도전을 함께한 감독님과 #내생애마라톤풀코스 크루들 덕분입니다.


달리기는 싫지만 달린 후의 뿌듯함은 달달해요

달리기는 싫지만 함께 달리는 동료의 발자국 소리는 나를 응원합니다.

할 수 있다! 고 말해주는 응원 같습니다.

멈출 수 없는 이유죠.


방송을 함께 해준 분들이 계셔서 두 번째 날 자기 사랑_달리기 이야기도 즐겁게 마쳤습니다.

방송은 짧아도 길어도 재미있고 또 그만큼 긴장됩니다. 끝나면 뒷머리가 아파서 스트레칭을 오래오래 합니다.


두 번째 방송 후 소감

하길 잘했다

그리고 정혜 선생님 성 잘못 말해 미안해요

주식회사 한정혜 대표님의 응원의 글을 나누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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