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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통역사 김윤정 Aug 19. 2021

[5180] 나에게 달달한 정_수

나를 사랑하는 공간만들기_당신의 공간은 누구를 돌보나요?


#나에게달달한정

#오분이상보라방송


수요일 순서는 나를 사랑하는 공간 만들기입니다. (말투를 하나로 통일해야겠네요) TV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 나온 대표가 운영하는 아카데미 수업을 듣는 중입니다.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줌으로 수업을 듣습니다.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줌 수업이 피곤한 이유는 더 집중해서 화면을 보기 때문이래요. 오늘이 5주 차. 공간 심리, 공간 재배치, 그리고 정리 수납.


예전에 정리 수납 서비스를 받았을 때 공간 정리가 심리적 회복에 도움 되는 걸 경험한 후 심리를 공간 정리에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공간 심리 수업이 궁금했어요. 직업적 특성상 심리 수업을 들을 때 호불호가 갈려 걱정도 많았지요. 5주 차까지 진행된 수업은 아주 기초적인 내용들이라 제 입장에선 살짝 지루합니다. 담당 선생님이 수업을 다이내믹하게 하는 게 재미있기도 하지만 3과목 중 가장 긴 시간을 차지하는 심리 수업 보다 나머지 두 과목이 더 재밌습니다. (심리 선생님이 나중에 아시면 안 되는데 걱정이...)

오늘 접기 실습_청바지 티셔츠 기능성 의류. 양말 속옷 스카프 등

오늘 공간 재배치 시간에는 가구와 가전제품 배치를 배웠어요. 공간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질문한 것과 같이 가구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사실 저는 가구 속에 파묻혀 사는 중이더군요. 가구는 공간의 30~40% 정도 차지하는 게 좋다더라고요. 파레토 법칙이 공간과 가구에도 적용이 되네요. 벽을 채울 때도 아예 100% 딱 맞게 채우거나(붙박이장을 짜 넣듯이요) 아니면 가구의 높이를 낮게 배치하거나 꼭 필요한 액자를 한 개 정도 거는 게 좋대요.


그럼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가구배치의 팁을 소개할게요. 배워서 남주는 게 제일 재미있습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팁은 뭐니 뭐니 해도 불필요한 가구는 비우기입니다. 짝이 맞지 않거나 너무 많은 가구는 비워주세요. 가구를 구입할 때는 동일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거나 색깔도 비슷하게 맞추는 게 좋대요. 그리고 문을 열었을 때 눈에 보이는 곳에는 낮은 가구(침대가 제일 낮죠)를 두고 문 옆 사각지대에 높은 가구를 배치하면 방이 넓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밝은 색 가구를 배치하고 색감을 통일하래요. 이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좁은 집에는 하얀색이 '정답'이래요. 저는 어쩌다 보니 집에 있는 가구를 90% 이상 얻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가구는 색이 비슷하고 어떤 가구는 달라요. 이번에 정리해 보려고요.


수업 시간에 공간 재배치 선생님께 제 고민을 말씀드렸어요.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아이들이 집을 떠났을 거라 제 작업 공간과 서재를 만들 수 있었을 거예요. 아쉽게도 코로나 상황이 더 나빠져 집에서 일하는 시간은 더 길어지고 아이들도 집에 머물게 되어 제 침실을 서재 겸 작업실로 변경할지 고민 중이었는데 대화를 나누면서 침실보다는 작업실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어쩌면 공간 수업이 끝날 무렵이면 제 방이 서재 겸 작업실로 바뀌어 있을지도 몰라요. 여러분도 공간이 나를 위해 존재하도록 공간에 역할을 부여하고 그 역할에 맞는 가구를 배치해 주세요.

방송 끝날 무렵 공간이 나를 돌볼 수 있게!라고 말하며 페북에서 본 글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문요한 선생님의 '나를 돌볼 힘이 없을 때'라는 글이었는데 자신을 돌볼 힘이 없을 때 돌봄의 역설이 작용한다는 내용입니다. 스스로를 돌볼 힘이 없고 오히려 돌봄이 필요한 시기에 다른 대상을 돌보면 역설적이게도 내가 힘이 나거든요.


그리고 그 글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핵심이 있어요. 그럴 때 돌보는 대상은 반응이 확실하여 보람이 100% 느껴지는 대상이어야 합니다. 식물을 키우거나,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게 돌보는 사람에게 더 도움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저는 식물은 잘 죽여서(?) 강아지를 키웁니다. 개냥이도 있다지만 저는 늘 저를 반기며 꼬리치고, 제가 잠깐만 놀아줘도 신나하는 우리 반려견 까미에게 많은 사랑을 느낍니다. 제가 사랑과 돌봄을 주는데 신기하게도 지난 5년간 저에게 가장 많은 위로를 준 대상은 까미와 먼저 하늘나라에 간 똘이입니다. 내가 준 돌봄의 보상이 확실할 때 그 돌봄이 나를 살립니다.


제가 공간 수업을 듣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에요. 10년 넘게 상담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치료하면서 그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중간에 종결되기도 했어요. 때로는 연결이 되어 잘 사는 모습을 볼 때도 있지만 그런 일은 흔치 않아요. 내담자와는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 여겨서 따로 연락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제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걸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에서 느껴지는 뿌듯함이 덜 하더군요. 신박한 정리를 보며 도움을 받는 사람도 만족스러워야겠지만 도움을 제공한 사람도 자신의 결과물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때 기쁨이 더 커지는 걸 봤습니다.


저도 누군가를 돕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 도움으로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습니다. 공간의 변화는 즉각적인 만족을 줄 뿐 아니라 저도 같이 뿌듯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 인생 후반기에 봉사하러 다니는데 쓰려고 배웁니다.


처음엔 어설프겠지만요. 제 존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감통역사

#김윤정

#공간

#공간크리에이터

#가구재배치

#자기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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