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씨 Jan 11. 2023

4. 오지랖, 넣어둬.

Q. 원래 오지라퍼인가요?

A. 아닙니다.


오지랖이란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뜻하는 말이다. 이러한 모양을 남의 일에 간섭하는 사람의 성격에 빗대어 '오지랖이 넓다'라고 표현한다. 나는 오히려 주변사람도 잘챙기지 못한다. 먼저 연락이 없다는 이유로 많은 친구들에게 손절당하기도 했다. ......자랑은 아니다.




섣부른 참견은 조심하라




대학 친구 중 가장 좋아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 덕분에 살짝 꿈을 꿀 수 있게 되었고, 전공에 대해 좋게 생각했기 때문에 고마운 친구였다. 내가 이백만원을 벌던 시절, 친구의 언니가 방황하고 있다하여 학습지 선생님을 추천해주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좋았기때문이다.


언니는 꼼꼼하게 내 이야기를 듣고, 지역국장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나는 여기까지 와준것에 대해 굉장히 고맙게 생각했다. 친구의 말로는 언니도 나를 좋게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언니는 이 일을 선택하지 않았다. 


어느날, 소식이 들려왔다. 언니가 다른 지역국에서 학습지 선생님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그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 결국은 언니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는 사람이라 혹시 일이 힘들지는 않는지, 어려운 것이 있으면 나에게 털어놓으라는 문자를 하나 넣었다. 언니의 반응은 내가 기대하던 것과는 살짝 달랐다. 어딘가 날이 서있는 듯했다. 그 때는 그런가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친구와는 일이 끝나고 떡볶이를 먹기도 했고 자주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어느새부터 뜸해졌다. 대학원을 갔기 때문에 바빴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자고 있는데 지역국장님께 전화가 왔다. 상사이니 받아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용인즉, 언니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혹시 동생 전화를 알면 알려줄 수 있겠냐고 했다. 나는 혹시 언니에게 나쁜 일이라도 생긴 것은 아닐까 비몽사몽하며 친구의 번호를 넘겨주었다.


정확히 그 순간부터 친구와 연락이 끊겼다. 번호를 말없이 다른이에게 넘겨주었기 때문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내가 잘못했던 일이 맞으니까. 그런데 한번이라도 따져묻기를 바랐지만 친구는 문자도, 전화도 받지 않았다. 내가 좋아했던 친구고 고마운 친구라서 대뜸 전화해서 차라리 쌍욕을 퍼붓기라도 바랐지만 친구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대체 지역국장이 뭐라고 말했는지, 언니는 왜 연락이 두절되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졌다. 


그렇게 언니는 퇴사아닌 퇴사를 했고 나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전 03화 3. 입회? 퇴회? 그거 먹는건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