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 쓰고 싶을 때 쓸래
첫 번째 기록
매일 한 줄이라도 글을 쓰고 싶었는데.
한 줄의 글을 마음에 새기기도 벅찰 만큼
너무나도 바쁜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틈틈이 모은 이야기 일곱 개를 나누는 걸로 만족해야지
두 번째 기록
잃어버리지 말고
잊어버리지도 말고
지금 내가 사랑하는 많은 것들
그건 분명 돈은 아니었어
세 번째 기록
나는 아마 오늘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다.
당신들도 그래 준다면,
여름같이 더웠던 5월의 푸르름을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준다면,
참 좋을 것 같다.
- 5월의 어느 날
네 번째 기록
그 아이의 얻음이 나의 잃음을 뜻하는 게 아닌데
선뜻 축하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조금 슬픈 마음이었다
다섯 번째 기록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묘한 접점
그 점들을 찾아가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야
여섯 번째 기록
마음이 달짝지근한 그 순간에도
쉽사리 달콤한 글이 써지지 않았다.
나의 천성인 걸까 싶기도 했지만
그냥.
그 간질간질한 마음을 풀어내기엔
마음이 너무 벅차서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일곱 번째 기록
냄새 배는 게 싫어 집에서 떨어진 곳에서는 절대 굽는 고기를 먹지 않는 내가,
원치 않는 음식에 돈 쓰는 걸 가장 싫어하는 내가,
칼퇴가 당연한 곳이길 바란다고 외치던 내가,
새 옷을 입고 삼겹살집을 가고
매일매일 남이 고른 메뉴로 끼니를 해결하고
타인이 허락한 시간에 집에 간다.
나와 사회생활은 정녕 공존할 수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