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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훈이 Nov 09. 2017

나이 많은 신입사원 일기 - 점심 시간

나는 사실 프로혼밥러인데


점심시간은 효율적으로 보내야 하는 걸까

쉬엄쉬엄 보내도 되는 걸까

함께 어울리는 시간일까

혼자 보내도 되는 걸까







먹는 속도가 유독 느린 나는 혼자 밥먹는 걸 좋아한다.

앞사람 속도에 맞추면 내가 탈이 나고

같은 타이밍에 일어나자니 충분한 양을 먹을 수 없어 늘 배고프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남은 여유 시간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인터넷 쇼핑, 책읽기, 글쓰기, 낮잠 등 나의 시간을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제대로 내 시간을 누려본 기억은 손에 꼽는다.

늘 같이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가거나

자리에 와서 일을 하거나 소소한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다.



그러한 시간이 무의미하다 여기는 건 절대 아니지만 아쉬울 때도 많다.


편하게 즐기라고들 하는데,

오픈된 사무실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건 어쩐지 안될 일 같고

잠을 자자니 '나 피곤해요'룰 소문내는 것 같아 마음이 좀 불편하다.


그래서 어쩌다 한번 외식을 하거나 혼자 먹는 점심이 그렇게 좋다.

마음이 편하고 나의 속도대로 먹을 수 있어 속도 편안하다.



누군가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밀어 넣으면 얼마든지 빨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다 체해서 고생하는 건 저의 몫이고요....?



사람들이 싫은 건 절대 아닌데

밥 양이 미친 듯 적은 것도 절대 아닌데

그냥 오해하는 상황들이 좀 그렇다.


어울리는 시간과 혼자인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을 고민하는 요즘



가끔씩 약속있다 하고선 혼자 샌드위치를 먹고 들어오는,

혼자 놀기 전국 1등인 나에게 직장 생활은 별게 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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