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어느 날 선생님과 약속 같은 다짐을 했다.
일기를 써볼까 봐요.
선생님께 드린 이런 말들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어요.
나는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계단 밑을 바라보며 뛰어내리고 싶을지언정 죽을 위험이 있는 높이는 싫고, 차에 치이고 싶어도 막히는 도심 가운데서 살살, 기왕이면 대인 사고에 대한 부담이 적은 고급차 운전자였으면 좋겠다는 여유마저 부려본다.
그래서 상담을 받고 있고, 나는 이를 치료라고 본다.
내 마음이 상당히 아파왔었다.
상처는 여기저기 깊고 얕게 있었고 어떤 것은 딱지가 어떤 것은 고름이 피고 있었다. 스스로 나아가는 것도, 더 곪아져 더더 아프게 했던 것들이 있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진리인 것이, 이것이 상처였다는 걸 인정하게 된 순간이 곧 내가 상담실 문턱을 넘은 순간이었으리라.
어느 정도 생각과 시선에 호흡이 생기고 날숨 끝에 내가 보이는 요즘이다.
어쩌면 이게 바로 나아가고 있다
라는 의미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