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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구름 Oct 08. 2022

글구멍

: 글이 들어가는 머리 구멍이라는 뜻으로, 글을 잘 이해하는 지혜나 능력

 웅숭깊다: 생각이나 뜻이 크고 넓다






단풍이 번지듯 붉게 물든
열 번째 달이 되고
여덟 번째 달이 뜨던 저녁,

그날의 일기 대신
‘초대합니다’ 제목의 편지를 적었어요



그리곤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어요
다음날 그대에게 줄 선물을 위해서요

편지 속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다
그대를 만났고 준비했던 선물을 보여주었죠



웅숭깊은 그대에게 받은
아주 신비롭고 큰 글자가 담겨 있고
글구멍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온 세상의 종이를 모았어요

‘한글’이란 커다란 크기를 채우기에는
이 세상을 다 합쳐도 부족해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담았어요



많이 늦었지만
열째 달 아래
아흐레를 별 보다 반짝이도록
만들어 주셔서

이날을 빌려
이 꿈을 빌려
이 마음을 빌려
‘고맙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구름 산책하던 새가 아침 인사할 때

열과 구의 숫자를 쓰고
스물여덟의 글자가 담긴
그림일기를 그려요
꼭 추억하고 싶어서요

나는 봤어요 그대의 얼굴
눈에는 빛나는 물방울들이 모였고
표정에는 온갖 색깔이 담겼고
미소는 알로록달로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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