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그런 핑계 대지 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뭘 입장을 바꿔 생각을 해봐? 니 입장인데!
그렇다. 나한테 하는 푸념이다.
참 핑계 많은 인생이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작년 7월 얼떨떨하게 브런치 작가 승인이 되고, 일주일에 한두 번 짧은 글이라도 한 토막씩 써보자고 다짐,
아니 호언했었다. (*브런치에 글까지 싸질렀으니..)
초반엔 시답잖은 글이지만 일정 주기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글을 발행했다.
타닥타닥 키보드 치는 재미가 있었고, 창피한 마음을 무릅쓰고 발행 버튼을 누르는 쾌감도 있었다.
게다가 (몇 안 되는 분들로 인해) 라이킷이 찍히는 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으며,
어쩌다 구독이라도 당(?)할 때엔 도파민이 넘쳐 흐르기도 했다.
그렇게 드문드문 주제도 없는 막글들을 석 달간 쌓아가다가
어느 날부터 브런치 방문을 뚝 끊었다.
예고도 없이 단절을 했다 할까? 단절을 당했다 할까?
왜인지 물을 사람도 없겠지만 왜인지 물어도 답할 재간도 없다.
나도 모.르.니.까.요.ㅠ
처음 며칠은 일이 바빠 놓쳤을지 모른다.(과연?)
이후 또 며칠은 어떤 심각한 고민이 생겨 마음의 여유가 없었을지 모른다.(과연?)
1-2주가 지나고부터는 브런치라는 것 자체를 아예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과연?)
중간중간 찝찝한 기분이 스칠 때도 있었건만 나는 꿋꿋하게 브런치를 외면했다.
실수로라도 브런치를 들여다보게 되면 예전에 나와한 약속이 기억날 것 같아서
눈을 질끈 감고 독하게 모른 척했다.
나는 한참을 그렇게 놀다 지난달에 이르러서야 그간 왜 브런치를 안 찾았는지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핑계를 성의 없이 휘갈기며 뻔뻔하게 기어 들어왔다.
나라가 흉흉했다느니, 회사가 답답했다느니, 허리가 위태로웠다느니....
택도 없는 핑계를 참으로 뻔뻔하게 뱉어댔다.
스스로 부끄러웠는지 그날 이후 또다시 방문을 머뭇거리기만 했다.
약속은 두 가지다.
너와 한 약속, 그리고 나와한 약속.
나는 나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허접한 핑계를 참 잘도 주절댔다.
오늘 불쑥 길을 걷다가
"내게 그런 핑계 대지 마~ 입장바꿔 생각을 해봐~"
노랫말이 내 귓방맹이를 야무지게 때렸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 자신에게 사과하라는 신의 꾸짖음일지도.
천벌을 받지 않으려 나 자신에게 사과한다.
미안하다. 좀.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