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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홈 May 19. 2021

만나서 반가워 잘 부탁해 파리

 [프랑스 교환학생기] 20. 나의 첫 번째 파리 1

이제 런던에서 파리로 떠나야 하는 날이 밝았다. 런던의 랜드마크는 웬만큼 본 것 같으니 나중에 또 런던을 온다면 런던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런던 문화를 더 탐닉하고 싶다. 또 런던뿐 아니라 주변 도시도 가보고 싶다. 에든버러 쪽도 좋다고 들었는데, 나중에 꼭 가볼 기회가 있길 바란다.

 

계획보다 한 시간 늦게 일어난 덕에 허겁지겁 호스텔에서 짐을 싸고 호스텔을 빠져나왔다. 호스텔은 워낙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곳이라 보안이 가장 큰 단점인데, 그래서 짐을 보관할 때도 꼭 사물함을 잠그고 다녀야 한다. 난 수납에 능하지 못한 편이라 짐을 풀 때도, 쌀 때도 애를 먹었다. 아뿔싸, 급하면 항상 탈이 난다. 어젯밤에 미리 내일 아침을 해결할 겸, 파운드화를 털 겸 테스코에서 샌드위치와 음료를 사두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그걸 두고 나왔다. 그래서 아침에 맛없는 영국 샌드위치를 또 사야만 했다.

 

파리로 올 때 또 유로스타를 탔는데 내내 뻗어서 왔다. 파리에 내려선, 소매치기로 악명이 높아 잔뜩 쫄아있었는데 별 일은 없었다. 다만 까르네(지하철 표)를 끊으려는데 뭐가 뭔지 몰라 헤매고 있으니 뒤에 있는 남자가 나를 업신여기는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여기 기기가 불편하게 되어있어서 헤매는 거 아니겠냐고! 그래도 항상 착한 사람은 있다. 착한 분의 도움으로 까르네를 끊고 한인 민박으로 향했다.

 

파리의 면적은 서울의 1/6 수준에 인구는 200만 정도다. 보통 파리의 한인 민박은 위치가 썩 좋진 못하다. 집 값이 비싸서 그런 걸까. 그래서 위치를 잘못 택하면 치안이 좀 안 좋을 수도 있다. 유럽이 으레 그렇듯 건물 내부도 아주 후져서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무너질까 걱정스러웠다. 그래도 파리는 파리라고, 언제 앓는 소리를 했냐는 듯이 넋을 놓은 채 창밖 너머 파리의 전망을 감상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레지구로 나갔다. 쇼핑을 좋아하는 나에게 마레지구는 내가 파리에서 사랑하는 곳 중 하나다. 향수가 발달한 나라답게 향 관련한 브랜드들이나 가게가 참 많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이것저것 구입해보기 좋다. 나는 캄빠니 드 프로방스라는 곳에서 Mediterranean이라는 향의 로션과 룸 스프레이를 구입했는데, 부드러운 지중해의 바람이 떠오르는 향이었다.

 

Twins for peace라는 브랜드는 에르메스에서 만드는 운동화라고 하는데, 사이즈가 없어서 구매하지 못했다. 아페쎄와 아크네도 들렀는데 비싸서 그냥 나왔다. 비싼 브랜드는 어딜 가도 비싸다. 그래도 쇼핑은 언제나 행복 회로를 가동한다. 그것이 아이쇼핑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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