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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일홈 Aug 28. 2021

유럽 작은 도시의 클럽은 어떨까?

 [프랑스 교환학생기] 44. 스트라스부르 클럽 정복하기


나는 음악을 좋아하고 술도 꽤나 좋아하고, 춤을 잘 추진 못하지만 그래도 몸을 들썩거리는 걸 즐기는 편이다. 무엇보다 사람 구경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점에 있어서 클럽은 최적의 놀이터였고 유럽에서도 클럽에 대한 열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좋게도 클럽을 좋아하는 한국인 친구를 만나  친구와 여러 클럽을 탐방 다닐  있었다.  친구가 나를 방구석에서 구제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럽을 간다는 것 자체보단  친구와 여기저기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쌓을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한편으로는 외로웠던  교환학생 생활의 유일한 사교 활동이기도 했다.

 


 친구와 내가 가장 자주 가던 클럽이 있는데 그곳은 스트라스부르에서 제일  클럽이었다. 제일  클럽이래 봤자 30 정도가 들어오면  찬다. 클럽 내부는 한국에서도   있는 소형 규모의 클럽과 별반 다르지 않게 생겼다. 특이했던 점은 스테이지가 따로 없었다는 . 그냥 복도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몸을 들썩이면 된다. 다시 곱씹어보면 그곳에  추억은 없다. 인종 차별당했던 경험 말고는. 음악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함께 갔던 친구도 엄청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어서 우리는 새로운 누군가와 어울리게 되는 일도 없었다. 그래도 종종 무의미한 Small Talk 나누긴 .


 

클럽 안의 폴 앞에서 춤을 추던 댄서분에 대한 인상은 강렬하다. 사실 의상이나 춤이 딱히 선정적이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왠지 더 야하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외국인이어서 그랬던 걸까? 기존에 알거나 봤던 것이라도 그 속성 중 하나가 낯선 것으로 바뀌면 그 성질이 확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든다. 클럽의 가드들도 떠오른다. 한국에서도 무섭긴 한데 외국에선 더 무섭게 느껴진다. 다들 왜 이리 덩치가 좋은지. 우리는 신분증으로 여권을 사용했는데, 여권을 보여줄 땐 괜스레 범죄자가 돼서 심문받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클럽 입장료는 없을 때도 있었고 비싸 봤자 한화로 2만 원정도였다. 줄도 거의 안 서거나 서봤자 길지 않은 정도. 밤 10시만 돼도 거리가 유령 도시처럼 조용해지는데 클럽 주변은 그나마 '조금' 시끄럽다. 어디서 숨어있다가 이렇게 다들 기어 나오는지 모르겠다.

 


사실 나는 클럽에 갈 때와 클럽에서의 경험보다 클럽에서 귀가할 때의 시간이 내게 더 오롯이 남아있다. 항상 클럽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스트라스부르 대성당을 지나갔는데, 조명을 받은 채 고딕 양식을 뽐내고 있는 성당이 어찌나 크게 느껴지는지. 또 그 앞 광장은 어찌나 광활하게 느껴지던지. 무언가 회개를 해야만 할 것 같다. 그런데 오히려 사람이 아예 없으니 비현실적인 느낌도 들면서 나만의 세상이 된 것 같기도 하다. 그 시간대의 스트라스부르는 '쥐새끼 한 마리 안 지나갈 정도'로 고요했고, 성당의 그 성스러운 기운이 날 지켜줄 것만 같아 경건해지는 마음으로 항상 귀가를 했다.

 


나는  집에 오면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언가를 먹어야만 했다. 새벽 시간  우주에  혼자 존재하는  같은 황망한 적막함과  시간 잠을 자지 못해 멍해진 머리, 약간의 허기진 배는 분별력 없이 음식을  안에 욱여넣기 충분한 조건이었다.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별반 다르지 않았던 스트라스부르에서의 클럽 그리고 클럽 이후의 시간은 오래오래 내게 남아 있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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