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나의 공간, 나만의 도서관

by 서울쥐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보면
당시 여성이 소설을 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 두 가지는
‘일정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라고 했다.


꼭 글쓰기 때문이 아니더라도

성별이 무엇이든 누구나 '자기만의 방'은 중요하다.

일하고 책 보고 끼니를 해결하고

잠을 자며 유튜브를 본다.

코로나 이후 집콕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자기 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더 높아짐을 느낀다.

쇼핑몰에선 인테리어 용품이

정말 많이 판매되었다고도 하고

나만해도 방에 놓는 제품을 많이 사고팔았다.


특히 책

작년부터 책을 사고 사고 사고팔아

책장 구성에도 변화가 많았다.

(분명히 팔기도 한 거 같은데,

왜 더는 거 같지..^^)

최근에 연구실에서 책장을 빼오면서

책 정리를 약간 더 했다.


정리를 한 김에 책과 컴퓨터를 위한 공간이자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서가를 남겨 두기로 했다.


나의 방 안 책들은 크게 두 군데 나눠져 있다.

1) 침대 앞 유리 선반

2) 리클라이너 옆 책 선반 들



1) 침대 앞 유리 선반

이 유리 선반이 나의 첫 번째 서가다.

베란다에 쌓여있는 책들 제외하고

손이 자주 가는 책들을 정리해둔

첫 번째 책 존(zone)!

여행하며 모은 소품들과 빈티지 찻잔을 함께 두어

나의 취향을 진열한 곳이기도 하다.


가장 아랫칸은 최근에 완독 했거나

전공책, 지금 당장은

급히 읽을 일이 없는 책들을 넣어놨다.

2단으로 가장 빡빡 히 적재한 공간이기도 하다.


중간 칸(두 번째 칸)은 당장 읽을 수 있는

손이 많이 가는 책들을 모아뒀다.

작년 가을까진 실용서를

많이 읽었었는데, 요즘은 다시 에세이나

소설, 시집에 손이 간다.

그래서 두 번째 칸은 좋아하는

화집, 대본집, 에세이류를 꽂아두었다.

앞에 놓인 잔들은 영국과 일본 빈티지 잔들 (❤️)


첫 번째(가장 위) 칸도 두 번째 칸과

구성은 비슷하다.

언제 읽어도 부담 없고 마음이 쉬고플 때

읽기 좋은 책들을 넣어놨다.

박준 시인의 '계절 산문', 이기주 작가님의

'마음의 온도' 김소영(책 발전소 대표님/작가/전 아나운서) '진작 할 걸 그랬어'

박정민 배우/작가님 '쓸만한 인간' 등

이 선반에 꽂힌 책들은 지금 당장 읽는다기 보다

오며 가며 손이 갈 때 읽기 때문에 편하게

손이 갈 책들을 넣었다.

앞 쪽엔 뉴욕, 프랑스, 영국 여행에서 사 온 컵과

워터볼들을 주르륵 올려뒀다.

나무 선반 위 빈티지 화장대와

화양연화 찻잔(진열용)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소품.






이 깜찍한 엽서는 얼마 전 성수동에서

데리고 왔다. 나의 서가의 간판이 되었다.





영화 '화양연화'를 좋아한다.

양조위, 장만옥이 처음으로 식당에서

차를 마시며 서로의 파트너의 불륜을 의심하며

대화 하는 씬이 있다.

그 씬에서 양조위, 장만옥의 아슬아슬한

심리가 반영된 듯한 손가락과 찻잔이 있다.

그 찻잔 회사가 파이어킹이라는 곳인데,

나는 앨리스 라인의 찻잔 하나를 소장하고 있다.

너무 좋아하는 찻잔.

그냥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2) 리클라이너 옆 책 선반들


이제 컴퓨터 책상과 리클라이너 주변 책 존이다.

책상 위엔 빈티지 오거나이저가 있는데,

여기엔 늘 문학과 지성사 시집이나

애거사 크리스티 얇은 알라딘 판본

같은 것이 꽂혀있다.


지금은 이성복 시인의 '그 여름의 끝'

조금씩 자주, 꼼꼼히 곱씹으며 보려 한다.

다 읽지 못했는데 함축적이고 절절하다.

나는 아직 가보지 못한 감정을

시인님의 언어로 보고 있는 듯하다.

이런 마음을 다 느낄 때쯤이면

진정한 의미의 어른이 되는 걸까.





리클라이너에는 늘 두세 권의 책들이 올라와있다.


요즘은 문학동네 북클럽의 셀렉 도서로

골라 온 루리 작가님의 '긴긴밤'이

주로 왼팔 쪽을 담당.

(너무 아름답고 마음이 아프다.

아껴 읽고 있다. )





책상 위엔 글을 쓸 때 참고하는

박남일 작가님의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 사전'과 하루키 작가님의

그 루틴화 된 삶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개인적으로 하루키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의 성실함과 꾸준함은

정말 존경한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양을

꾸준히 집필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루키 에세이는 호! 직업 소설가로서의 그의

가치관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다.

아직 읽고 있는 중인데, 곧 완독 할 수 있을듯하다.

잘 읽힌다.





글을 많이 쓰는 일을 하다 보니

키보드에 애착이 생긴다.

(사실 그냥 귀엽고 예쁜 걸 좋아한다)

키캡을 갈아 낀 한성에서 나온

무접점 키보드


그리고 역시 문학동네 북클럽

셀렉 도서로 받은 '짧게 잘 쓰는 법'

제목처럼 짧은 단문으로 구성된 책이었다.

아직 읽고 있는데, 도움 되는 문장이 많다.





구) 화장대, 현) 책장

화장대로 구매한 장인데, 어쩌다 책장이 됐다.

글에 관련한 책들을 모아둔 곳이다.

의자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손만 뻗으면 바로바로 집어 볼 수 있다.

글 쓸 때 도움을 주는 선생님들이다.

너무 고마운 나의 글 선생님들..❣️

(유유 출판사 선생님들 사랑합니다)





화장대 책장 양 옆으론 책장과 책선반이 있다.

커튼과 맞닿은 3단 책장엔 실용서나

다 읽고 지금은 손이 잘 안 가는 책들이 꽂혔다.


기다란 책선반(타워?) 역시 거의 다 읽은 책들인데

좋아하는 에세이, 소설 몇 가지를 꽂아뒀다.






자 나의 사랑하는 '자기만의 방'이자

'나만의 도서관' 은 이 정도이다.


나의 취향대로 모은 소품들과 책들을

채워 놓은 내 방은 좋아하는 것들만 있으니,

볼 때마다 행복하고 편안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힘든 세상 속에서

쉴 만한 물가, 나만의 요새가 있다는 건

늘 위안이 된다.


바깥에서 너무 힘들고 지칠 때

내 공간으로 복귀하는 저녁을 바라며

하루를 버티기도 한다.


사람이나 일에 치인 외출을 한 날,

집에 오는 길에 맛있는 쿠키를 산다.

차가운 커피 한 잔을 들고 내 방으로 와

좋아하는 책 한 권을 고른다.

다시 충-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