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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수 Feb 07. 2024

엄마가 만들어준 달콤한 추억

우리 아이의 동심 지키기 프로젝트

내 기억에도 없는 5개월 때 나의 첫 이가 났다고 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를 빼던 5살 때 나도 처음이었지만 아빠도 처음이었기에 윗니를 위로 빼는 큰 실수를 하고 만다. 결국 이는 빠지지 않고 피만 났다. 그 뒤론 아빠도 나도 겁에 질려 항상 이를 뺄 때면 치과로 향했다. 엄마는 내가 어떻게 될까 무섭다며 진작에 포기하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첫 이를 빼고 온 날, 엄마는 나에게 이빨요정의 존재를 알려주셨다. 


"베개 밑에 이를 두고 자면 이빨요정이 동전이랑 바꿔준대!"


"정말로?"


처음으로 이빨요정을 알게 되었다. 나는 작고 소중한 내 첫 이를 베개밑에 넣고 잤다. 다음날 아침 정말 이는 100원으로 변해 있었다. 정말 신기했다. 요정이 내 이를 가져간다니. 게다가 엄마라고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나는 조금만 소리가 나면 깨는 잠귀가 밝은 아이였다. 그런데 엄마가 내 베개를 빼고 이를 동전으로 바꾼 다음 다시 베개를 제자리에 두는 것은 불가능했다. 분명 이빨요정의 짓이라고 믿었다. 이빨요정은 그냥 뺀 이는 100원으로 힘들게 뺀 이는 500원으로 바꿔주었다. 여기서 힘들게 뺀 이란 마취하고 뽑은 이를 말한다. 나는 이가 흔들리기도 전에 안에서 먼저 이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거의 항상 이를 뽑을 때는 거의 생니 상태여서 마취를 하고 뽑아야 했다. 그래도 다행히 이를 뺄 때는 아팠지만 덧니 하나 없는 가지런한 치열을 갖고 있다.


이빨요정의 비밀은 아직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빨요정이 엄마라는 사실은 정말 허무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이제 더 이상 이빨요정을 만날 일이 없어져 갈 때쯤이었다. 그날은 동생이 이를 뽑은 날이기도 했다. 나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잘 준비를  끝마치고 책을 읽고 있었다. 갑자기 엄마가 나에게 "동전 좀 있어?" 하고 물었다. "왜?"라는 나의 질문에 엄마는 아무렇지 않게 "동생 이랑 바꿔주게"라고 답하셨다. 그래도 그렇게 충격받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충격받을 나이도 아니었다. 또 이렇게 인터넷이 엄청나게 발달한 세상에서 엄마아빠의 노력만으로 동심을 지키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도 엄마아빠는 나의 순수한 어린 시절을 지켜주시려고 많은 노력을 하셨다.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침대 밑에 편지 속 선물이 있었고, 항상 이는 동전으로 변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 저절로 모든 건 엄마아빠께서 해주신 거구나 하고 알 지만 아직도 어떻게 비밀리에 선물을 가져다 두셨는지는 미스터리이다. 심지어는 정말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언제나 아기인지 중학교 크리스마스 때까지도 발 밑에 서프라이즈 선물을 두시곤 산타가 그랬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셨다.   


어릴 때는 산타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이, 이빨 요정의 동전이 좋았다. 그리고 서프라이즈 아닌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좋았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선물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때 그 시절에만 가질 수 있는 추억인 것 같다. 마법 같은 추억은 지금은 만들어 준데도 갖지 못할 어렸기에 가질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추억이다. 어린 시절 작고 순수했던 나와 나의 그런 동심을 지켜 주려는 엄마아빠와 함께 만든 달콤한 초콜릿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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