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에 포털 실검을 장악한 키워드는 터키, 터키 환율 그리고 터키 버버리였다. 이날 하루 동안 터키 리라화의 환율이 15% 넘게 폭락하면서 터키 여행을 알아보는 사람이 늘어났고, 심지어 터키 버버리 가격이 거의 반토막나면서 터키 버버리 직구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약 2년 전 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영국 파운드화가 급락했던 것이 떠올랐다. 영국 여행을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웹 상에서 흥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터키 리라화의 급락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터키 경제가 하루 아침에 위기로 몰리게 되었는데 과연 여행자들이 다니는 터키의 분위기가 과연 해피할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국민은 미국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 혼돈을 겪고 있는데 외국 관광객이 이때다 싶어서 비싼 브랜드 제품을 사고 사치를 하는게 꼭 좋게만 보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터키의 금융 불안은 미국과 터키 간 정치적인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리라화의 가치가 하루 아침에 땅으로 떨어져버렸다. 많은 전문가들은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게 되면 터키에 금융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터키가 금융 위기를 겪게 될 때 가장 우려되는 은 터키에 대출을 해주거나 터키 국채를 사들인 유로존의 은행들이 자금 회수를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와 관계가 없을 것처럼 느껴지는 아르헨티나의 금융이 출렁이면 우리나라 증시와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이번 터키 리라화 폭락도 코스피와 달러화 환율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잠깐 터키 여행을 즐기거나 터키 직구를 할 때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머나먼 터키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면 좋을게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13일 터키 직구, 터키 버버리가 포털 실검을 장악한 것이 자본주의의 매정함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함을 느꼈다. 그리고 터키 환율 급락이 더 큰 파급력을 발휘하지 않길 바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