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민 Oct 23. 2018

한국에선 '절대' 부동산 폭락이 일어날 수 없다고?

유명해서 유명한 사람의 말은 가려서 듣자

얼마전 ‘일본형 부동산 폭락, 한국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이유’라는 기사를 우연히 읽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버블로 인해 발생한 것이고 우리나라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버블 경제 당시 일본 부동산의 미친 상승률 그리고 일본 금융당국의 잘못된 판단이 장기불황을 초래했다는 것이 이 기사에 자문해준 홍춘욱 키움증권 팀장의 주장이었다.


그런데 기사 제목에서 사용한 ‘절대’라는 워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세상에 '절대'란 존재할 수 없는데....

부동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런 제목의 기사는 의심쩍고 불안하다.


사람들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믿고싶은 것만 믿는다.



위 인용 기사에 자문을 한 홍춘욱 팀장이 쓴 ‘인구와 투자의 미래’를 읽은 적이 있다. 한국의 베이비부머 은퇴가 한국의 부동산 시장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게 그 책의 주요 내용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근거를 대기 위한 여러 레퍼런스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레퍼런스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도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레퍼런스를 댈 수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버블로 가득하고 곧 폭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한 레퍼런스도 여러 가지 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향후 전망을 하는 소위 전문가들이 혹시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보고도 무시한 채 글을 쓰진 않았을까 우려되는 건 부동산 폭락은 한국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그들의 워딩 때문이다.


내가 ‘인구와 투자의 미래’를 읽었다고 하니 은행에서 외환 트레이더로 일하고 있는 친구는 이 책을 쓴 사람은 증권 회사의 이코노미스트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자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릴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해줬다. 이 사람이 어떤 레퍼런스를 사용했는지는 앞으로 경제공부를 할 때 도움이 되겠지만 그의 직업을 감안해서 주장을 가려서 들으라는 것이었다. 특히 유명해서 유명해진 사람의 얘기는 가려서 들어야 한다.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폰서 'AIG'


10년 전에도 사람들은 미국에서 '절대'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다. 연이어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았던 미국 최대 보험사 AIG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버블 폭락,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나라에서 '절대'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폭락이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 터키 환율 급락,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