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시셀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베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셀 브랜드 담당자께 베개 광고도 해보고 싶은데 베개 사진을 찍고 직접 체험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담당자께서는 흔쾌히 허락해주셨고, 부스트코스의 오프라인 교육장인 커넥트 재단에서 광고에 사용할 제품 이미지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베개는 집에 가져와서 체험도 했다.
며칠 뒤 베개 리뷰 컨텐츠를 블로그에 작성하고 이 컨텐츠를 랜딩 페이지로 하는 광고를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다. 그런데 하루 동안 클릭은 7건 밖에 없었고, CPC(클릭당 비용)는 1,222원이나 되었다. 이틀 간 진행하려 했던 이 광고는 그 즉시 비활성화 해버렸다.
왜 이 광고는 실패했는지 생각해봤다.
우선 썸네일이 구렸던 것 같다. 베개 사진 찍으려고 잠깐 누웠다가 진짜 잠들어버렸다는 것을 사진으로 나타내보려고 했다. 나름 병맛 코드로 찍어본 사진인데 유저들에겐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달리 인스타그램의 컨텐츠가 이미지와 영상 위주다보니 링크 클릭을 통한 리뷰 컨텐츠를 확인하는 것엔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인스타그램에선 컨텐츠 공유 기능이 없다는 것도 리뷰 컨텐츠를 랜딩페이지로 하는데 제약 조건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썸네일을 바꾸고 인스타그램이 아닌 페이스북에 리뷰 컨텐츠 광고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썸네일엔 시셀 로고를 넣기로 했다.
로고를 어디에 넣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
그래서 친구들에게 이미지 4개를 보내주면서 로고가 어떤 위치에 있으면 좋은 것 같냐고 물어봤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응답이 한 쪽으로 편중되지 않아서 이것만으로는 곧바로 썸네일을 정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A/B테스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A/B테스트를 하면 관심사 타겟, 지역, 성별 등 다른 변수를 통제한 채 로고의 위치에 따른 광고 효과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광고 관리자에서 A/B테스트를 진행하는 툴이 있다. 그런데 Version A와 B만 비교하게 되어있어서 4개 이미지를 한꺼번에 비교하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은 한 광고 세트 내에서 광고 4개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설정하면 4개 광고의 예산 총합이 고정된 상태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광고가 가장 많이 광고비 지출을 하게 된다. 잘하는 쪽으로 자원을 몰아주는 것이다.
페이스북 광고에 사용할 이미지이지만 인스타그램에서 실험했다. 이미지 광고는 페이스북보다 인스타그램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플랫폼의 차이에 따른 로고 위치에 따른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이 테스트는 이틀간 진행하였는데, 광고 게시한지 24시간 뒤 광고 성과를 보니 베개에 로고가 있는 이미지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광고 종료 후에도 이 결과는 변함 없었다.
베게에 로고가 있는 이미지를 썸네일로 설정하고 광고 제목, 기본 문구, 설명을 수정하고 광고 게재를 진행했다.
마침 이 광고가 내 뉴스피드에 노출되었다. 컨텐츠의 유기적 도달을 높이기 위해 좋아요를 누르고 친구를 태그해서 댓글도 달았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CPC 측면에선 광고 성과가 개선되었다. 비록 이 광고를 통해 구매 전환이 발생하진 않았다. 하지만 A/B테스트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으로 광고 효율을 높인 의미있는 경험을 했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cf) 이미지에 노출된 시셀 정형 베개: https://bit.ly/39jyJ6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