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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Mar 05. 2016

이승엽, 선수들이 존경하는 선수이자 멘토

KBO리그의 리빙 레전드, 이승엽


(사진 출처 : KBS2)



2012 시즌에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며 한국 무대에서 화려하게 복귀한 이승엽은 이듬해 날개없는 추락을 경험한다. 비록 커리어 처음으로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우승했고 KBO리그 통산 400호 홈런을 기록했지만 팀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은 이승엽은 끝났다고 말했다. 필자는 2014 시즌에도 이승엽이 부진할 경우 은퇴는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사진 출처 : 스포츠서울)



그리고 2014년 시즌을 앞둔 이승엽은 변화를 선택한다. 그 변화는 자신의 배트 스피드가 느려졌고 몸쪽 공에 약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타격폼을 대폭 수정했다. 홈런 스윙보다는 컨택트에 중점을 둔 스윙이었다. 마해영 배이스볼긱 위원의 말에 따르면 이승엽은 2014 시즌을 앞두고 방망이부터 스파이크, 언더셔츠, 장갑 등 많은 장비들을 교체했다고 한다. 전방위적인 혁신을 실행한 셈이다.


혁신은 성공했다. 2013 시즌에 타율 0.253, 13홈런, 69타점을 기록했던 그가 변화를 통해 타율 0.308,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한 것이다.


이승엽의 부활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다. 30대 후반인 그가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슬럼프를 이겨내고 반전에 성공한 노하우가 선수 자신과 팀의 자산이 된 것이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익히 잘 알려져있다시피 이승엽은 자기관리의 대명사이다. 팀 후배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승엽은 40대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체력관리를 잘한다고 한다. 후배들이 이승엽의 평소 생활 모습과 성실함을 보고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경우 시즌을 보내는 노하우가 부족한데 이승엽이 그런 선수들의 본보기가 된다.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영조 때 호조판서 이태좌는 효장세자의 관례와 혼례를 축하하며 '말로 가르치는 자에게는 따지고 몸으로 가르치는 자에게는 따른다고 하였으니 전하께서는 학문을 더욱 부지런히 하고 아랫사람을 정성스럽게 대하여 몸소 후손에게 모범을 보이소서'라고 말했다. 리더십의 근본은 솔선수범이다. 부모가 본인들이 하지 않고 있는 것, 본인들의 행동과 어긋나는 것을 자식에게 요구하면 자식이 이를 따를리가 없다. 가르침이 말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실천될 때 배우는 자가 그것을 보고 따르게 된다.



(사진 출처 : SPOTV)



삼성 라이온즈에서 이승엽은 이태좌가 말하는 솔선수범하는 군주의 모습을 보이는 고참이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평소 성실하게 훈련하면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전력누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전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멘토 이승엽의 존재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이승엽은 올해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20타수 11안타, 3홈런, 13타점, 2루타 5개를 기록하며 올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설사 이승엽이 기대만큼 못 미치더라도 필자는 이승엽을 감히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승엽은 단편적인 기록만으로 비판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선수로서 이승엽은 이제 2년 남았다. 통산 2000안타라는 기록보다 더 기대되는 것은 그가 삼성 라이온즈에서 남길 멘토로서의 유산이다.



참고자료 : [김준태의 '실록으로 읽는 사서'] 몸으로 가르치는 자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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