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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Mar 12. 2016

발디리스를 평가할 때 필요한 관점 몇 가지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사진 출처 : 삼성 라이온즈)



2016년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는 타자 용병으로 아롬 발디리스를 영입했다. 나바로 때문에 눈이 너무 높아진 삼성 팬들이 아롬 발디리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다. 지금까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도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시즌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고 그래서 팬들은 좀 더 냉정하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아롬 발디리스를 바라봐야 한다. 그래서 선수를 파악할 때 가장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으로 파악해야 할 몇 가지를 얘기하고자 한다.



(사진 출처 : MK스포츠)



많은 팬들이 발디리스를 보고 인상 깊었던 것은 그의 수비 능력이다. 발디리스는 커리어 대부분을 3루수로 출전했다. 지금까지 삼성 소속으로 출전한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발디리스는 골든글러브급 수비를 선보였다. 우선 발디리스는 핫코너 수비수가 갖춰야할 라인드라이브 성 타구 처리 능력이 좋았다. 그 이유는 그가 가진 뛰어난 글러브 핸들링 덕분이다.



(사진 출처 : OSEN)



수비수 발디리스가 가진 또다른 매력포인트는 송구 능력이다. 발디리스의 송구는 강하고 정확하다. 역동작으로 포구하더라도 노스텝으로 송구할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가졌다. 그래서 3루 주자가 있더라도 굳이 전진수비를 하지 않고도 3루 주자가 홈 쇄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내야수와의 연계 플레이에서 미흡한 부분이 노출되었다. 3월 10일 롯데전에서 발디리스는 1사 만루에서 직선 타구를 잡고나서 후속동작을 취하지 못했다. 포구를 하자마자 2루로 송구하라는 콜을 곧바로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시즌에 앞서 삼성 내야진과 발디리스가 호흡을 맞춰야 할 부분이다. 이 부분만 보완된다면 발디리스의 수비는 나무랄데가 없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팬들이 가장 의구심을 품는 것은 발디리스의 타격 능력이다. 2년 동안 79홈런 235타점을 기록한 나바로의 공백을 발디리스가 메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발디리스는 거포형 타자는 아니다. 홈런 타자들은 대부분 어퍼 스윙을 구사한다. 하지만 발디리스는 레벨 스윙을 구사한다. 레벨 스윙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보내는데 유리하다. 레벨 스윙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정확한 타격이다. 발디리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도 홈런이 아닌 정확하고 강한 타구다. 나바로 같은 거포보단 김태균 같은 정확한 타격을 바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밀어치는 타격으로도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따라 발디리스의 성공 여부가 달렸다.



(사진 출처 : MK스포츠)



발디리스의 스윙 궤적은 횡으로 휘는 변화구엔 강점을 보일 수 있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엔 약점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발디리스가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를 얼마나 참아낼 수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바깥쪽 코스와 몸쪽 코스 대처 능력도 주목할 것이다. 나바로가 한국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몸쪽 깊숙한 스트라이크존과 바깥쪽 먼 코스에 약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자의 변화구 대처 능력은 선구안과 상대 배터리와의 수싸움 능력에 달렸다. 타자의 수싸움 능력은 삼진과 볼넷 비율로 유추할 수 있다. 과거 일본에서 발디리스의 수싸움 능력은 어땠을까? 발디리스는 일본 리그 8년 동안 볼넷 282개, 삼진 458개를 기록했다. 통산 타율은 0.268, 통산 출루율은 0.346였다.


기록상으로만 보면 발디리스의 선구안이 좋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NPB가 투고타저 리그라는 점과 3할 타자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디리스를 깎아내리기만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한국 투수보다 일본 리그 투수들의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일본에서 기록한 데이터만으로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내 투수들이 구사하는 공보다 수준 높은 공을 봤다는 사실이 KBO리그에서 투수를 상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발디리스가 3번 타순에 적합한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3번 타순은 테이블 세터진을 불러들일 수 있는 정확한 타격과 힘을 겸비한 타자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디리스는 득점권에선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앞으로도 발디리스가 득점권(scoring position)에서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타순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발디리스를 6번 타순에 배치하고 이승엽을 3번 타순에 전진배치 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에게 수비 능력, 공격 능력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팀 적응과 성실성이다. 발디리스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팀 동료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가 나바로, 밴덴헐크 등 여러 외국인 선수의 한국 적응을 완벽하게 도왔던 것을 기억한다면 발디리스가 팀에 융화되는 것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사진 출처 : 삼성 라이온즈)



오늘 (3월 12일) 경기를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발디리스의 타격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 하위 타선으로 배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발디리스는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95만 달러 이상의 활약을 해줄까? 나바로도 영입 초기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한국시리즈 MVP가 되는 대반전을 보여줬다. 삼성 팬들이 발디리스에게 바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도 나바로가 보여준 반전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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