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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Aug 19. 2016

어떤 말로 최재원을 위로할 수 있을까?

최재원!! 우리가 끝까지 기다린다.


어제 장시환의 직구가 최재원의 턱을 강타했다. 둔탁한 파열음이 그라운드를 가득 채웠다. 곧바로 구급차가 그라운드 안에 들어왔고 최재원은 병원으로 향했다. 진단 결과 턱뼈 골절,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승엽의 생일 자축 홈런에도, 최형우의 사이클링 히트에도 삼성은 웃을 수 없었다.

사실 최재원이 박석민의 보상선수로 이적했을 때 NC팬들은 많이 아쉬워했지만 삼성 스카우터의 선택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 삼성팬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 팬들은 투수와 거포에 대한 갈증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직전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도박 파문으로 엔트리에 빠지면서 두산에 패배했고 팬들은 투수에 대한 갈증이 컸다. 그리고 지난 시즌 80홈런을 합작한 나바로, 박석민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우타 거포의 필요성도 절감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발빠른 유틸리티 플레이어 최재원을 데려온 것은 삼성 팬들의 성에 차지 않는 결정이었다.


게다가 스프링캠프에서 손목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삼성 팬들에겐 잊혀진 존재가 될 뻔 했다. 그러다 뒤늦게 7월 5일에 1군에 합류했다. 1군에 합류하고 나서는 대반전의 연속이었다. 의외의 장타 능력을 선보이며 팬들을 깜짝 놀래켰다. 박한이, 구자욱, 발디리스 등 주요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웠을 뿐만 아니라 팀이 필요한 순간 타점과 득점을 올렸다. 

최재원은 열심히 하기만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팀배팅, 출루 등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는 영리한 선수였다. 배영섭이 부진할 땐 리드오프로 나서 공격 첨병 역할을 했다. 언론들은 앞다퉈 최재원을 FA 보상선수 성공사례로 치켜세웠다. 최재원은 주전들의 부상으로 신음하는 삼성에게 단비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구자욱, 박해민과 함께 삼성의 미래였다. 하지만 어제 그 사구 하나가 최재원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트라우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끔찍한 부상이었다.

동업자 정신을 실종한 kt의 태도는 많은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사구 이후 장시환의 태도가 논란이 되었다. 경기 후 조범현 감독이 최재원의 부상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도 정말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메이저리그도 상대 선수가 끔찍한 부상을 당하는 경우 위로의 코멘트를 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2013년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 삼성 선수를 4명(김동명, 이준형, 김영환, 신용승)이나 훔쳐갔기 때문에 삼성 팬들은 조범현 감독을 극도로 싫어한다. 어제 경기는 kt 위즈와 조범현 감독에 대한 삼성 팬들의 분노가 극도에 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이순간 가장 속상하고 마음 아픈 사람은 최재원이다. 어떤 말로 그를 위로할 수 있을까? 부상에서 완치되고 1군 무대에 오를 그날까지 모든 삼성 팬들이 기다릴 것이란 사실을 최재원이 알았으면 좋겠다. 이제 최재원은 다른 팀에서 건너온 선수가 아니라 우리 선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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