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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Feb 07. 2016

이젠 믿고 보는 포수 이지영

진갑용을 지워라

지난 해 진갑용이 시즌 중 은퇴를 선언하고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했다. 진갑용이 은퇴를 선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지영의 성장 때문이었다. 2012년 1군 데뷔 후 부침을 겪은 이지영은 지난 시즌 수비와 타격 부분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팬들은 이지영에게 버스터 포지영, 베이스볼 더 리지영이란 별명을 지어주며 이지영을 점점 신뢰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이지영 덕분에 삼성 선발 5명이 10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MK 스포츠)



일취월장한 수비력


지난 시즌 이지영은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도루 저지 능력이 좋아졌는데, 이지영의 도루저지율은 0.395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도루 저지율이 3할에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일취월장한 것이다. 이전부터 강한 송구능력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래서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12kg를 감량하고 도루 저지시 스탭을 교정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고 시즌에 돌입하면서 훈련의 성과를 볼 수 있었다.


이지영 연도별 도루 저지율


2012 0.216 (8/37)

2013 0.239 (21/88)

2014 0.291 (23/79)

2015 0.395 (29/73)



(사진 출처 : 삼성 라이온즈)



도루저지율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수비력도 성장했다. 특히 포수의 볼배합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자살(PO)이 매년 증가했다.


지난 4년 간 수비율


2012 0.982

2013 0.990

2014 0.991

2015 0.992


지난 3년 간 자살(PO)


2013 680

2014 634

2015 803


지난 3년 간 보살


2013 38

2014 41

2015 58


(사진 출처 : 삼성 라이온즈)



점점 좋아지는 타격


비록 규정타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타율은 0.305이었고 55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결승타는 5개였다. 지난 3년간 이지영의 타율은 증가했다.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타율


2013 0.239

2014 0.278

2015 0.305


이지영의 타율이 증가한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우선 BABIP을 확인했다. 인플레이가 된 타구 중 안타가 될 확률을 나타내는 BABIP의 경우 이지영의 난 3년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BABIP은 라인드라이브와 강한 땅볼타구가 증가하면 높아지는 수치이다. 이지영의 BABIP이 높아졌다는 것은 타구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밀어치기 일변도였던 타격 패턴에 점진적인 변화를 준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BABIP


2013 0.276

2014 0.303

2015 0.327


지난 3년 간 이지영의 땅볼/플라이볼 비율


2013 GO/ AO 1.65, (104/63)

2014 GO/ AO 1.30, (92/71)

2015 GO/ AO 1.55, (136/88)


(사진 출처 : 일간스포츠)



이지영은 득점권에서 0.355의 타율을 기록했다. 필자는 지난 시즌 이지영이 승부처에 타석에 들어선 적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그래서 필자가 궁금해서 찾아본 기록이 있다. 그건 8회 타격 지표다. 필자의 기억엔 이지영이 경기 후반에 출루를 하고 대주자로 교체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기록을 찾아본 결과 이지영의 8회 타율은 .417(20/48), 타점은 13점이었다. 필자의 기억이 맞았다. 그리고 7회 이후 3점차 이내의 박빙의 상황을 뜻하는 CL&Late(Close and Late)에서의 타율은 0.381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약속의 8회'의 숨은 공신은 이지영이었다.


타석 상황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야구 지표 중에 레버리지 인덱스(LEV)라는 것이 있다. 숫자가 높을 수록 중요도가 높은데 이지영은 LEV 수치가 높아질 수록 타율이 더 높았다. 이지영은 타석에서 집중력이 높은 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Low LEV(<=0.7)   0.243

Medium LEV        0.348

High LEV (>=1.6) 0.397

High+ LEV (>3.0) 0.429


초구 사랑은 계속 된다.


이지영의 기록 중 가장 주목할 기록은 초구 상황에서 기록이다. 이지영이 초구를 사랑한다는 건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지영은 361타석에서 77번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21.3%). 반면에 3볼 상황까지 간 경우는 21번 밖에 없었다. (2015 시즌 볼넷 14)


이지영의 초구 타율은 무려 0.403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기록한 55타점 중 20타점을 초구 상황에서 기록했고 유일하게 기록한 홈런도 초구에서 나왔다. 하지만 초구 상황에서 병살타를 3번 기록한 것은 옥의 티이다. 어쨌거나 투수들은 어설프게 이지영에게 초구를 던졌다가는 공짜로 1루를 허용할 수 있다. 필자는 이지영이 초구 공략으로 체력을 아껴 포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또 하나 재밌는 기록은 풀카운트 상황의 타율이다. 이지영의 풀카운트 타율은 무려 0.533이었다. (15타수 8안타 7타점) 그리고 삼진은 2개 밖에 없었다.


초구와 풀 카운트, 극과 극의 상황에서 강해지는 이지영이었다.



그 외에도 작전 수행능력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 박해민(23개, 리그 1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희생번트(16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포수 치고는 주력도 괜찮기 때문에 주자인 상황에서 한 베이스 더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번트 성공률이 좋고 주루 플레이도 쓸만하기 때문에 감독이 믿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사진 출처 : OSEN)



무릎 수술이 경기력의 변수


다만 올 시즌 변수가 있다면 이지영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무릎 수슬을 했다는 것이다. 시범경기 전까지는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훈련량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 우려된다. 수비 시 유일하게 쪼그려 앉아서 경기를 하는 만큼 무릎이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올 시즌 이지영의 무릎상태가 경기력에 발목을 잡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지난 해 삼성 라이온즈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이지영이 투수진과 수비진의 신뢰를 받는 포수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올 시즌도 지난해와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지영은 열심히 하는 선수에서 잘하는 선수로 거듭났기 때문에 올 시즌도 기대되는 선수이다.


자료 출처 : http://www.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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