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을 녹인 그 한마디
수능을 친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수능 날 엄마가 도시락 반찬으로 뭘 싸줬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수능 당일 고사장에서 아직까지 기억나는 말 한마디는 있다.
1교시 언어영역 시간이 되자 교실에 감독관 2명이 들어왔다. 지난해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휴대폰 부정행위 스캔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부정행위에 대한 경계심이강화된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교실 분위기는 유달리 무거웠고, 너나할 것 없이 다들 긴장하고 예민한 상태였다.
봉인한 시험지를 꺼내면서 두 분 중 연세가 좀 더 많아보이는 분이 우리에게 말씀을 시작하셨다.
“오늘 수능이라 많이 긴장되지? 하지만 너무 긴장하지는 마. 너희 앞에 서있는 감독관을 오늘 너희의 담임선생님이라 생각하고 긴장 풀길 바래. 오늘 시험 잘 치고 원하는 대학 꼭 가길 바란다.”
사실 그 선생님의 성함도 모르고 얼굴도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 쯤이면 그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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