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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민 Feb 12. 2016

로저스도 사람이다

로저스는 올해도 한화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일간스포츠)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목표는 우승이다. 이를 위해 한화가 이번 FA 시장에서 쏟아부은 돈만 191억원이다. 그리고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했고 지난해까지 빅리거였던 윌슨 로사리오를 타자 용병으로 영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에스밀 로저스다. 로저스는 지난해 8월 쉐인 유먼의 대체자로 들어왔다. 그리고 선발투수로 10경기 출전해 6승 2패 era 2.97를 기록했다. 한화 팬들이 로저스에 열광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괴물 같은 이닝 소화능력 때문이다. 로저스는 한국 데뷔 첫 경기에서 완투승(vs LG)을 거두었다. 그 다음 경기는 완봉승을 했다. 로저스는 선발투수로 출전한 10경기 중 4경기를 완투했다. 그리고 그 완투 중 완봉승이 세 차례였다.


빛이 있으면 어두움도 존재하는 법. 괴물같았던 8월과는 달리 9월의 페이스는 특급 에이스라고 보기 어려웠다. 8, 9월 모두 3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기록을 뜯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8월 방어율 1.79, 피안타율 0.149, WHIP 0.79 삼진 41

9월 방어율 4.33, 피안타율 0.307, WHIP 1.42 삼진 19


9월 기록이 급격히 나빠진 원인은 구위 하락이다. 그리고 구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투구 수다.

지난 시즌 로저스가 기록한 총 투구 수는 1125개다. 한 경기 평균 110개를 던진 셈이다. 그리고 5경기 연속으로 120구 이상 던졌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5경기 연속으로 공 120개를 던진 대가는 처참했다. KBO 데뷔 이래 처음으로 5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강판당한 것이다. 이날(9/18 NC전) 로저스는 3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으며 6실점하고 강판당했다. 3이닝 동안 기록한 탈삼진은 고작 1개 뿐이었다. 로저스의 지난 시즌 투구 수는 올 시즌 김성근 감독이 팀을 운영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로저스가 미국 무대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시즌은 많지 않다. 2007년 117.2이닝, 2008년 143.2이닝, 2013년 137.2이닝 뿐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기록한 67.2이닝을 합치면 143.1이닝이다. 그리고 그의 커리어에서 150이닝 이상 기록한 시즌은 없었다. 로저스의 구위는 검증되었지만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얘기다.



(사진 출처 : 스포츠 동아)



이런 로저스에게 한화가 바라는 것은 20승 200이닝 그 이상일 것이다. 로저스가 전반기엔 지난 시즌 보여줬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후반기에도 그 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올 시즌도 로저스를 제외한 한화의 나머지 선발진은 물음표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엔 로저스도 탈보트처럼 3일 휴식 후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좀 전 기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충분한 휴식과 투구 수 조절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로저스도 지극히 평범한 투수가 될 수 있다. 4~6월에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순위싸움이 치열해질 8~9월에 힘이 빠져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포스트시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상대 팀도 로저스를 집중 분석해서 대응할 것이 뻔하다. 로저스는 올해 더 어려운 승부를 하게 될 것이다.


로저스의 투구 수 관리 여부는 나머지 선발진과 불펜 투수들에 달려있다. 지난 시즌 로저스가 위기상황에도 불구하고 내려가지 않고 끝까지 던진 이유는 한화 불펜진이 못 미더웠기 때문이다. 7회 혹은 8회 힘이 빠진 로저스를 그대로 끌고 갈건지 교체할건지 결정해야 하는데 불펜 투수들이 이미 힘이 빠질때로 빠져버린 상태라 로저스로 밀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다.



(사진 출처 : 스포츠조선)



올 시즌을 앞두고 정우람을 영입해 두터워진 불펜진이 믿음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새로 영입될 외국인 투수가 2선발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는지도 로저스의 투구수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태양이 재활을 마치고 위력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송은범 배영수가 5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로저스가 100구 정도에 6이닝을 막고 그 이후 7~9회를 불펜진이 잘 막아준다면 로저스는 시즌 막바지까지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일 수 있다.


한화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나갈 것도 계산해야 한다. 그러기에 로저스를 조심히 다뤄야 한다. 로저스는 수명이 다하면 버릴 건전지가 아니다. 로저스도 사람이다.


자료 출처

        STATIZ                www.stat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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