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남은 나머지 반의 꿈을 찾아
지금 시간 저녁 여덟 시 일분,
창문을 열면 가로등 하나 밖에 불빛이 보이지 않는 경상북도 청도의 시골 작은 동네, 내 작은 방에서 글을 쓰고 있다.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속세를 떠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었는데,
저녁이 되면 빛도,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 있는 걸 보면 반쯤 꿈을 이룬 것도 같다.
이 반쯤 이룬 꿈같은 시골생활을 시작한 지 1년 9개월 차.
이곳에 올 때만 해도 사는 곳이 바뀌면 내 인생이 대단히 다른 모양으로 바뀔 줄 알았다.
서울에서의 직장생활 마무리 후, 귀촌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2년의 긴 탐색기를 보낸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토록 원하던 시골에서 살고 있는 지금, 내 삶의 모양이 대단히 바뀌었냐 묻는다면,
글쎄.
사는 곳이 바뀌어도 먹고사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임을 매일 느끼고,
이게 내 최선의 삶인 건지 고민했으며 그 와중에 1년 6개월간의 청도에서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 다음을 이곳에서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반쯤 이룬 꿈의 나머지반을 이루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어떤 과정으로 이곳에 흘러왔는지,
어떤 삶을 꿈꿨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내가 써 내려갈 글들은 삶을 바꿔보려 했던 선택들의 회고이자,
아직 남은 꿈의 나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