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차:
중국차의 세계로 떠나는 첫걸음

2-1. 녹차, 백차, 황차

by 정민영

2-1. 녹차, 백차, 황차

이번 챕터에서는 크게 여섯 가지로 분류되는 '육 대 차류(六大茶類)'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먼저 발효도가 낮은 세 가지 차, 즉 녹차, 백차, 그리고 황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차의 발효는 찻잎에 들어있는 효소가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발효도가 낮을수록 찻잎 본연의 싱그러움과 풋풋한 맛이 살아있고, 색도 맑고 연한 편입니다. 이 세 가지 차는 마치 청춘의 풋풋함과도 같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자체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매력을 지니고 있죠. 이 세 가지 차의 특성과 대표적인 종류를 하나씩 살펴보며, 그들이 지닌 고유한 매력에 푹 빠져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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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생명력, 녹차(綠茶)

녹차는 찻잎을 따서 바로 가열하여 효소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발효를 막은 차입니다. 발효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찻잎 본연의 신선한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찻잎은 푸른빛을 띠고, 우려낸 찻물은 맑고 투명한 연녹색을 띱니다.

• 녹차의 특징:

◦ 맛과 향: 풋풋하고 상쾌한 풀 내음이 지배적이며, 맑고 깨끗한 맛이 특징입니다. 살짝 떫은맛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는 녹차의 신선함을 나타내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 색: 찻잎은 푸른빛, 우려낸 찻물은 맑고 투명한 연녹색 또는 옅은 황록색을 띱니다.

◦ 효능: 녹차에는 카테킨 성분이 풍부하여 항산화, 항암, 다이어트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인 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아침에 마시면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대표적인 녹차:

◦ 서호 용정차 (西湖龍井茶):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로, 항저우 서호 지역에서 생산됩니다. 찻잎을 솥에서 덖어 납작하게 만든 것이 특징입니다. 맑고 깨끗한 맛과 은은한 밤 향기가 어우러져 '중국 녹차의 왕'이라 불립니다.

◦ 벽라춘 (碧螺春): 장쑤성 쑤저우 타이 후 동정산에서 생산되는 차입니다. 찻잎이 아주 작고 솜털이 많으며, 찻잎을 비벼서 달팽이 모양으로 만듭니다. 신선한 과일 향과 꽃 향기가 어우러진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 황산 모봉 (黃山毛峰): 안후이성 황산에서 생산되는 녹차입니다. 찻잎에 하얀 솜털이 많고, 은은한 난초 향과 함께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입니다.


순수함의 결정체, 백차(白茶)

백차는 찻잎을 아주 약하게 발효시켜 만든 차입니다. 찻잎을 덖거나 비비지 않고, 햇볕이나 바람에 자연스럽게 건조하는 '위조(萎凋)' 과정만 거칩니다. 가공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찻잎 본연의 맛과 향, 그리고 하얀 솜털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백차의 특징:

◦ 맛과 향: 부드럽고 은은한 단맛이 지배적이며, 맑고 섬세한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풋풋한 풀 내음과 함께 신선한 과일 향, 혹은 꿀 향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 색: 찻잎은 은백색의 솜털이 뒤덮여 있고, 우려낸 찻물은 맑고 투명한 연노랑색을 띱니다.

◦ 효능: 백차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며, 몸의 열을 내리고 해독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카페인 함량이 낮아 밤에 마시기에도 좋습니다.

• 대표적인 백차:

◦ 백호은침 (白毫銀針): 백차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차입니다. 찻잎의 어린싹(아)만을 따서 만드는데, 은빛 솜털이 촘촘하게 박혀 마치 은침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맑고 섬세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 백모단 (白牡丹): 백호은침 다음으로 고급 차에 속하며, 찻잎의 어린싹과 함께 잎 한두 개를 따서 만듭니다. 백호은침보다 향이 진하고 맛이 풍부하며, 난초 향이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 공미 (貢眉): 찻잎의 어린싹보다 잎의 비중이 더 큰 백차입니다. 백호은침이나 백모단보다 맛과 향이 진하고, 묵직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저렴하여 일상적으로 즐기기 좋습니다.


은은한 황금빛, 황차(黃茶)

황차는 녹차와 비슷하지만, '민황(悶黃)'이라는 특별한 발효 과정을 거친 차입니다. 찻잎을 가열한 후, 따뜻한 천으로 덮어두는 과정을 통해 미세한 발효를 일으킵니다. 이 과정에서 찻잎은 노랗게 변하고, 녹차 특유의 떫은맛이 줄어들어 맛이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 황차의 특징:

◦ 맛과 향: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며, 녹차보다 순하고 떫은맛이 적습니다. 은은한 볶음 향과 함께 고소한 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 색: 찻잎은 황록색을 띠며, 우려낸 찻물은 맑고 투명한 황금색을 띱니다.

◦ 효능: 황차는 소화 기능을 돕고, 몸의 습기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가운 성질의 녹차와 달리 성질이 온화하여 몸이 찬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습니다.

• 대표적인 황차:

◦ 군산은침 (君山銀針):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로, 후난성 군산에서 생산됩니다. 찻잎의 어린싹만으로 만들어 은빛 솜털이 촘촘하게 박혀 있으며,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과 은은한 향이 일품입니다.

◦ 곽산황아 (霍山黃芽): 안후이성 곽산현에서 생산되는 황차입니다. 어린싹으로 만들어 맛이 부드럽고, 은은한 콩 향기와 함께 달콤한 맛이 느껴집니다.

◦ 몽정황아 (蒙頂黃芽): 쓰촨 성 몽정산에서 생산되는 황차입니다. 역사가 매우 오래된 차로, 부드러운 맛과 함께 깊은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녹차, 백차, 황차, 어떻게 다를까?

세 가지 차는 모두 발효도가 낮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제조 방식과 맛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입니다. • 제조 방식:

◦ 녹차: 찻잎을 따서 바로 덖거나 찌는 가열 과정을 거쳐 발효를 막습니다.

◦ 백차: 찻잎을 따서 자연스럽게 건조하는 위조 과정만 거칩니다.

◦ 황차: 찻잎을 덖은 후, 따뜻한 환경에서 보관하는 민황 과정을 추가로 거칩니다.

• 맛과 향:

◦ 녹차: 풋풋하고 상쾌한 풀 향과 맑고 깨끗한 맛이 특징입니다.

◦ 백차: 부드러운 단맛과 섬세한 향이 일품입니다.

◦ 황차: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떫은맛이 적습니다.


녹차, 백차, 황차, 어떻게 마시면 좋을까?

세 가지 차는 찻잎이 섬세하기 때문에 너무 뜨거운 물로 우리는 것보다, 약간 식힌 물로 우리는 것이 좋습니다.

• 녹차: 80~85°C 정도의 물로 30초~1분 정도 우려내면 좋습니다. 찻잎의 양은 물 100ml당 2~3g 정도가 적당합니다.

• 백차: 85~90°C 정도의 물로 1분~1분 30초 정도 우려내면 좋습니다. 너무 뜨거운 물은 백차의 섬세한 향을 해칠 수 있습니다.

• 황차: 85~90°C 정도의 물로 1분 정도 우려내면 좋습니다. 황차의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너무 길게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느끼는 세 가지 차의 매력

저는 차를 마시며 그날그날의 기분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녹차는 저에게 활력이 필요한 아침이나, 머리를 맑게 하고 싶을 때 마시는 차입니다. 맑고 깨끗한 녹차 한 잔은 마치 숲 속을 거니는 것처럼 상쾌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백차는 마음이 복잡하고 위로가 필요할 때 마시는 차입니다. 가공을 최소화한 백차의 순수한 맛은 마치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과도 같아서, 저의 복잡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합니다. 특히 밤늦은 시간,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백차 한 잔을 마시면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습니다.

황차는 녹차의 떫은맛이 부담스럽거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때 마시는 차입니다. 황차의 따뜻한 성질은 저의 속을 편안하게 해 주어, 식후에 마시는 차로 즐겨 찾습니다. 황차 한 잔을 마시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녹차, 백차, 황차와 어울리는 음식

세 가지 차는 모두 섬세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어, 강한 맛의 음식보다는 담백하고 부드러운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 녹차: 맑고 깨끗한 녹차는 신선한 채소나 과일, 혹은 담백한 샌드위치와 함께 즐기면 좋습니다.

• 백차: 은은한 단맛을 지닌 백차는 가볍고 달지 않은 디저트나 견과류와 잘 어울립니다.

• 황차: 부드럽고 고소한 황차는 떡이나 한과와 같은 전통적인 간식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차를 보관하는 방법

세 가지 차는 모두 발효도가 낮아 신선함이 생명입니다. 공기와 햇빛, 습기에 노출되면 쉽게 변질될 수 있으므로, 보관에 특히 신경 써야 합니다.

• 밀폐 용기 사용: 공기가 통하지 않는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합니다.

• 서늘하고 건조한 곳: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냄새 흡수 주의: 차는 냄새를 잘 흡수하므로, 향이 강한 음식 옆에 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차를 찾는 여정

녹차, 백차, 황차 중 어떤 차가 나에게 가장 잘 맞을지는 직접 마셔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세 가지 차를 소량씩 구매하여 한 잔씩 마셔보며, 각 차가 주는 맛과 향, 그리고 마시고 난 후의 기분을 비교해 보세요.

• 티 노트 활용: 차를 마신 경험을 기록하는 '티 노트'를 만들면, 나만의 취향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녹차의 떫은맛이 좋았다"거나, "백차의 부드러움이 마음에 들었다"와 같이 솔직한 감정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발효도가 낮은 세 가지 차, 녹차, 백차, 그리고 황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이 세 가지 차는 가공이 최소화되어 자연의 순수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발효도가 높은 나머지 세 가지 차, 즉 청차, 홍차, 그리고 흑차의 다채로운 세계로 떠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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