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에서 유튜브의 순기능)

일상 : 깨진 안경알 너머 세상 09

by 정로각심

유튜브가 가져온 인식 한계의 변화는 유튜브의 순기능에 속한다 할 수 있다. 아니, 유튜브가 가져온 정보 취득의 확장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제아무리 지구촌 여행이 자유로운 살 만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라고 해도 시간, 비용, 지리적 제한, 소재의 부족 등에 의해 여행을 통한 지식과 정보의 취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혀 안 그런 사람도 간혹 있겠지만…) 이러한 한계를 유튜브가 시원하게 허물어 버렸다. 적어도 나에게는.


유튜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멀지 않은 과거까지만 해도 일반인의 경우 죽을 때까지 한 번도 구경할 수 없었던, 존재조차도 알 수 없었던 지구별 구석구석의 경이로운 풍경과 비경을 아주 쉽게 편하게 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넓디넓은 지구의 하늘, 바다, 산과 맥, 협곡, 도시의 광각, 심지어 우주로의 거시세계까지, 모든 풍경과 현상을 인간의 좁은 시각(仰視)이 아닌 새와 같은 자연의 시각(鳥瞰)으로 넓게, 구석구석, 세세하게, 정밀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유튜브이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 세상의 경이로움과 신비로운 영상은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이러한 풍광은 돈이 억만금이 있어도 몰라서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하지만 유튜브는 자유로운 접근 시스템과 콘텐츠의 창작과 소비를 통해 다양한 주체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 구조가 창출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는 많은 이들에게 불가능의 세계를 가능의 세계로 이어지게 했다.(이 많은 정보를 찾아내고 기록하고 보여주는 것은 사람과 드론의 역할이라 할 수 있지만…)


하지만 유튜브의 기존 TV처럼 정해진 일방적 프로그램이 아닌 자유롭게 선택적 구독이 가능한 공유 플랫폼 방식은 순기능만큼 역기능도 가져왔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시장 경제의 원리에 기반하여 불량 정보도 같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물론 필터링 기능이 있겠지만, 기준은 느슨한 것 같다. 유튜브에는 가짜 영상(또는 거짓 영상)이 너무 많다. 가짜가 많은 것을 두고 뭐라 할 순 없다. 유튜브나 유튜버 모두 돈이 되는 정보는 무엇이든(사회적 통념과 약속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제공하고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짜 정보나 가짜 뉴스들이 일부 독자들에게 검증 과정 없이 편향적으로 검색되고 소비되어 독자들이 진실을 오독하도록 하는 일이 너무 잦아서 문제이다. 가짜 정보에 세뇌된 사람들은 진짜 정보를 가짜 정보라 믿고 또 그 가짜를 진짜라고 우기고 있다.


얼마 전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내적으로 가장 황당하고, 외적으로 가장 부끄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사건이 벌어진 것 또한 같은 이유이다. 유튜브 정보 검색과 소비 알고리즘의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치적이거나 의학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주제의 검색이나 영상 시청 시, 반드시 반대 성격이나 주장의 콘텐츠를 같이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구독자에게 하나의 정보 또는 특정 정보만을 제공하기보다는 항상 반대 성격의 정보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정보의 편향적 취득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0을 검색하면 1도 같이, 양(陽)을 찾으면 음(陰)도, 보수를 원하면 진보와 중도도 같이 보여주도록 하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콘텐츠가 제공되어야 한다. 선택은 독자의 마음이지만,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관점은 조금이나마 중화될 수 있지 않을까? 너무 큰 바람일까? 요즘 유튜브의 이러한 편향적 폐해 때문에 끊었다. 안 본다 하는 이들도 있는데, 유튜브의 역기능 때문에 순기능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한 감이 없지 않다.


'세상은 모두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니 뜻대로 되도록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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