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무의식적) 독서 2

일상 : 깨진 안경알 너머 세상 20

by 정로각심

마 전 휴일 아침, 교보e북을 통해 전자책 한 권을 아무 생각 없이 구매했다. 교양서적은 잘 안 사는데 무심코 구매한 서적이다. 제목은 <술의 배신>이다. 저자는 제이슨 베일로 영국 출신의 칼럼니스트이자 건강관리전문가이다. 역자는 이원기로 기자 출신의 번역가이다. 출판사는 에디터로 2024년 9월에 출간된 책이다.


나는 2019년 말에 시작하여 2022년까지 3년 동안 완전 금주하였고, 지금은 주 1일 주말에만 막걸리 1병 정도 마시고 있다. 소주, 맥주, 양주 등 기타의 술은 일체 마시지 않는다. 그냥 생막걸리에 유산균이 많다고 하여 혹시나 장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음주자들의 대표적인 궁색한 변명이지만)이 될까 봐 막걸리만 마시고 있다.


술을 안 먹는 버릇이 들었는지 폭음까지는 하지 않지만, 운동 후에 시원한 막걸리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 한두 시간 땀 흘린 뒤의 막걸리 한잔은 알코올이 확장된 혈관을 타고 온몸에 흐르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해 꽤나 즐기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두 잔이 아닌 하루 한 잔의 술도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자주 매체를 통해 등장하는 통에 주말에만 마시던 막걸리 1병도 아예 다시 끊자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는 '술 마시지 말자'라는 키워드를 제외하고는 핵심이 없는 듯 조금 억지스럽지만, 술은 마약이며, 중독이나 의존은 질병이라는 데는 동의한다.


알코올의 독성(실제로는 간에서 1차 분해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독성 물질이다)이 몸에서 해독될 때 몸이 힘들까 봐 분비하는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이 중독을 일으킨다. 일종의 방어 기전인 셈이다. 다른 마약도 같은 원리이다. 따라서 술을 한 번 마시면 더 많이 마실 수밖에 없으며, 주도권은 술에게 빼앗긴다.


술이 마약과 같은 종류의 독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광고 허용, 조세제도 시스템은 엄연한 대국민적 사기이자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라는 점에도 동의한다.


그리고 지속적 음주는 알코올이 전두엽을 손상시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며, 개인, 가족, 직장 등에서 갈등을 유발한다는 데도 동의한다. 특히 알코올이 음주자의 뇌 부피를 급격하게 줄인다는 것은 치매를 염려하는 이들에게 상당히 위협적이다.


그러나 음주자나 중독자들이 술을 끊지 못하는 이유가 술 없는 삶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데는 반쯤만 동의한다. 왜 반이냐면 술 없이는 현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보편적 이유에도 어느 정도 동의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술에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압력이 존재함을 이야기해 놓고 그 압력의 근원이 사회계층구조의 상위 0.1%에서 시작되며, 압력의 크기는 피라미드를 구성하며 아래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지 못한 것 같다.


인간이 구축한 사회, 특히 시대를 이끌어 가는 자본주의 사회는 그 유지 동력을 피지배 계급의 노동력에서 얻는다. 노동을 유지하려면 마약과 같은 달콤한 독은 필수적이다. 노동자들이 술을 끊게 해서는 안 된다. 사회가 멈추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상위 0.1% 안에는 음주자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술이 독이고 마약임을 그들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금주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술을 마시지 않은 일상을 즐기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나 술을 멀리하게 될 것이라고 거의 독자들에게 세뇌에 가깝게 반복적으로 강요하는 데, 이에는 크게 동의하거나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끊을 수 있는 술이었으면, 얼마 전처럼 국가적 공분을 산 그런 인물이 애초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며, 국민들 상당수가 겪고 있는, 거의 매일 뉴스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는 분노장애 같은 사건은 크게 없을 것이다.


책을 읽고 얻은 확고한 결론은 술은 마약이다라는 것이다.

마약 중독자에게 나라의 중대한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 이번 선거는 잘 선택해야 한다. 일단 술꾼부터 걸러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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