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무대

제1938회 이야기

by 전정석

매주 월요일, 9시 뉴스가 끝나고 스포츠 소식을 보면 대략 10시쯤 된다. 익숙한 시그널 뮤직과 함께 가요무대가 열린다. 이 프로그램은 1985년 첫 방송을 현재까지 1938회로 40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항상 세련되고 차분한 음성으로 진행을 맡고 있는 김동건 아나운서는 33년간 가요무대 MC를 맡고 있다.


매주 특별한 주제를 정해 노래를 선정하고 가장 잘 부를 가수를 정한다. 예전에는 방청을 위해서는 길게 사연을 쓰고 엽서나 손 편지를 보내야 만 방청이 허락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간단히 KBS 홈페이지에서 짧은 사연과 희망하는 곡, 듣고 싶은 가수 이름 정도만 써 보내면 된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매주마다 방청 신청을 하고 신청 후 1주일이 지나면 당첨 문자를 받는다.


매주 월요일 7시부터는 방송녹화가 KBS 공개홀에서 진행되고, 같은 날 저녁 10시에는 2~3주 전 사전 녹화분이 방영된다. 가요무대 프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좋아하고 즐겨보는 프로다. 나이 좀 드신 분들은 월요일 TV앞에 채널을 고정하고 가수들이 부르는 가요를 따라 부르며 옛날 추억도 회상하고 당시 함께 살았던 가수들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편안히 시청한다.


요즘은 트로트 열풍으로 오디션을 통과한 많은 젊은 실력 있는 가수들이 가요를 부르며 자주 출연하고 있다. 경연 프로에서 형성된 팬덤, 펜카페 회원들은 가수를 열성적으로 응원하며 좋아하고 단체로 방청을 즐긴다.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는 함성과 박수, 그리고 폰 전광판에 가수 이름을 띄워 좌우로 흔들며 팬심을 나타낸다.


신분증과 함께 당첨문자를 보이면 지정좌석이 표시된 방청권을 배부한다. 일찍 방청권을 받으면 로비에서 잠깐 대기하고 있다가 6시 20분까지 공개홀로 입장하면 된다. 방청석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아는 사람끼리 서로 인사도 하고 출연가수들 이야기도 하고 있다.


무대는 그날 주제에 맞게 배경, 계단, 조명으로 세트장이 꾸며지고 가수들이 서서 노래 부를 자리를 정중앙 앞쪽에 살짝 표시하여 놓았다. 잠시 후 공개녹화를 위해 박수와 환호를 유도하는 현장 진행요원이 등장한다. 우리는 이 사람을 "바랍잡이"라고 부른다. 매우 빠른 말투와 위트 있는 유머를 섞어가며 박수 유도와 녹화 중 주의점을 설명한다. 그리고 가수가 노래 부를 때 따라 부르거나 음악에 맞춰 몸을 좌우로 흔드는 방법을 몇 번이고 설명하며 녹화 전 분위기를 최고조로 띄운다.


같이 잘 호응하여 준 사람들에게는 선물도 나누어 준다. 크고 그럴싸한 포장지에 선물을 가지고 나와서 크게 기대하지만 정작 주는 선물은 무, 배추 같은 야채로 웃기려고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이를 받아 들고 무대를 내려가는 방청객 모습을 보면 참을 수없는 웃음이 나온다.


녹화 5분 전이 되면, 진행요원은 사회자 김동건 아나운서를 소개한다. "자~ 지금부터 오늘의 사회자 김동건 아나운서를 소개합니다." 하면서 나이, 가요무대 MC경력, 오늘 출연할 가수의 수(열몇명)를 말한다.


잠시 후 김동건 아나운서가 무대로 올라온다. 익숙한 마이크를 잡고 단정한 복장을 하며 매주 듣던 귀에 익은 목소리를 낸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하며 본인은 언제부터 가요무대 사회를 보았는지. 그리고 오늘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오면 모두 똑같이 열광적으로 환호와 박수를 쳐달라고 부탁한다.


가요무대 프로를 함께 만드는 현장 모든 스태프들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방송 주제에 맞는 콘셉트를 꾸미는 무대세트감독, 프로그램 총 진행책임 PD. 중간중간 불빛을 여기저기 비춰주는 조명감독, 출연가수를 줌 업하는 카메라맨, 사람 위를 지나 가거나 객석을 가로 지르며 역동적인 동작으로 좌. 우. 위. 아래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카메라크레인 감독. 지휘자와 음악을 연주하는 kbs관현악단, 노래에 맞춰 코러스를 넣는 합창단. 율동과 퍼포먼스로 보는 즐거움을 더하는 무용단등 많은 방송 스태프들이 소개된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자,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갑시다".라는 멘트가 떨어지면 바로 웅장한 관현악단의 가요무대 시작을 여는 오프닝 시그널 음악이 나온다.


"그리웠던 그 목소리, 보고팠던 그 얼굴들

오늘 여기 다시 모였네, 반가움의 꽃 피웠네 "


그리고 첫 번째 가수는 시그널 음악이 흐르는 사이에 무대에 이미 올라와 준비하며 첫 곡을 부른다. 보통 가수가 한곡을 부르는 데는 약 3~4분 정도 걸리며, 노래가 끝나면 공손히 카메라를 응시하며 인사하고 들어간다.


"오늘도 변함없이 이 시간을 기다려주신 전국의 가요무대 가족 여러분, 이 자리에 오신 많은 방청객 여러분, 그리고 멀리 계시는 해외 동포, 해외 근로자 여러분 지난 한 주 안녕하셨습니까?."


첫 번째 김동건 아나운서의 인사 멘트가 시작된다.


거의 쉼 없이 1시간을 일정하게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그동안 김동건 아나운서는 3~4번 정도 중간중간에 나와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스토리를 이어가고 방청객의 많은 박수와 호응을 유도한다. 객석에서는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거나 잘 아는 노래가 나오면 크게 환호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박수를 치며 몸을 좌우로 움직인다.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방청객의 표정과 객석의 모습을 찍기 위해 여러 대의 카메라가 객석을 향해 촬영한다. 이때 가끔은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손뼉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한다. 방청객은 가수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손뼉 치며 대형 모니터의 가사를 보며 함께 부르고 녹화에 협조한다.


어느덧 십여 명의 가수가 릴레이로 노래를 부르고 나면 거의 1시간이 지난다. 마지막 부를 가수를 남겨놓고 사회자는 끝인사 멘트를 하며 퇴장한다.


"오늘도 끝까지 함께 해주신 방청객 여러분,

그리고 전국 가요무대 가족 여러분.

멀리 계시는 해외동포 여러분, 해외 근로자 여러분,

내주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안녕히 계십시오. 고맙습니다." 라고.


마지막 나오는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면, 무대의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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