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완전한 문장을 쓸 수 없다.
내가 쓴 문장을 몇 번이고 지웠다 새로 쓰는 일은 사랑을 하는 것과 얼마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문장을 쓴 사람은 나지만, 그 문장의 주인은 나 혼자만이 아니다. 저자와 독자고, 주어와 술어며, 나와 당신이다. 두 사람이 마주 보는 눈빛,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문장을, 그걸 태어나게 한 나로선 가만히 두어버릴 수 없다.
문체 또한 중요하다. 문체는 인품이어서, 가급적이면 겸손하고 공손하게 표현하려 한다. 할 수 있으면 무엇을 확증한다는 식의 단언은 잘 쓰지 않는다. 이건, 내가 독자의 입장일 때도 마찬가지어서 그런 식의 문장을 대하면 절로 경계가 인다. 반면 ‘그런 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식의 문장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이 먼저 마중 나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쓴 글을 자주 읽는다. 주어와 술어는 호응하는지, 말투가 거칠지는 않은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충분히 담겼는지, 혹여 누군가를 상하게 하는 건 아닌지를 생각하며 유심히 하나하나 본다. 대개 마음에 쏙 드는 문장은 아니지만, 더러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그 더러는 대개 내 진심이 낱말 하나하나에 알알이 박힌 경우다. 아마도, 당신도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믿는다. 진심을 진실하게 담는 더러의 노력은 대개 아름답다, 고 나는 믿는다.
나는 아직 완전한 문장을 쓸 수 없으니, 그래서 자주 지웠다 다시 쓰려한다. 그렇게 머뭇머뭇 쓰면서 바란다. 단어와 단어 사이, 성근 낱말의 행간에, 나의 진심이 묻어있음을 당신이 발견하기를.
(2019.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