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시스템이 그것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스템의 결함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의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말고
명료한 시스템을 설계함으로써
반복되는 문제를 관찰 - 수정 - 실험하며 개선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늘 문제를 해결하며 살아간다.
문제가 없을 때도 불안하고 생기면 금세 피곤해진다.
사라지면 안도하지만 다시 나타나면 자책한다.
하지만 진실은 조금 다르다.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형태를 바꿔 돌아올 뿐이다.
시간을 낭비하던 문제가 어느 날 사라졌다고 느낀다면
곧 다른 형태로 돌아온다 - 비즈니스 문제, 관계 문제, 감정 문제...
문제의 모양은 바뀌지만 패턴은 같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문제를 해결했지만 그것이 작동하던 시스템을 설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문제를 사건으로 본다.
하지만 문제는 시스템 단계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보자,
매일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는데 일주일도 못 가서 무너졌다.
그건 의지 부족이 아니다.
시스템이 그 결심을 지탱할 구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스템이란 신념, 환경, 에너지 흐름, 피드백 구조 등이 맞물린 하나의 알고리즘이다.
문제는 이 알고리즘이 지금 이 상태를 유지하도록 짜여 있다는 신호다.
문제는 시스템이 "나는 이렇게 설계되어 있다"고 말하는 피드백이다.
문제는 설계의 보고서다.
이 문장을 이해하면 문제의 의미가 바뀐다.
문제는 시스템이 어디에서 멈춰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도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즉각적인 해결책을 찾는다.
감정이 불편하니까, 빨리 없애고 싶어한다.
그러나 감정은 시그널이다.
불안은 '지금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라는 신호다.
게으름은 '에너지 설계가 잘못되어 있다'는 알람이다.
갈등은 '소통 구조가 명료하지 않다'는 피드백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신호를 끄는 데 집중한다.
그래서 불안을 억누르고, 게으름을 탓하고, 관계를 회피한다.
그 결과는?
문제의 형태만 바뀐 채, 다시 반복된다.
의지는 한계가 있다.
에너지가 떨어지면 감정이 흔들리면
아무리 강한 의지도 시스템이 무너지면 작동하지 않는다.
반면 시스템은 감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피곤하든, 지쳤든, 동기가 없든
시스템은 자동으로 그 궤도 위로 끌고 간다.
문제가 반복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의지 중심 사고다.
내가 정신 차리면 할 수 있어.
이번엔 진짜 다를 거야.
하지만 그 정신 차림이 매번 잠깐뿐인 이유는
시스템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너지는 이유는 구조의 결함이다.'
시스템을 신뢰하는 사람은 반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문제를 피드백으로 보고 조정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문제의 강도는 점점 약해진다.
문제를 감정이나 기억으로 처리하지 말고 패턴화하여 기록
같은 문제가 언제, 어디서, 어떤 감정 상태에서 반복하는지 기록하면
시스템의 결함 맵이 보인다.
패턴을 알았다면, 이제 시스템의 구성 요소를 점검한다.
환경, 루틴, 관계, 도구, 피드백 구조...
어디가 반복을 허용하는가?
그 부분을 수정하라.
문제는 단번에 해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시스템은 시행착오 속에서 다듬어진다.
문제를 관찰하고 실험을 반복하라.
그 실험 자체가 성장이다.
많은 사람이 완벽한 시스템을 꿈꾼다.
하지만 완벽은 환상이다.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다.
그저 명료할 뿐이다.
명료함은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 아는 상태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문제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것.
그게 시스템 사고의 핵심이다.
시스템이란 문제 없는 상태가 아니다.
문제가 생겨도 흐름이 멈추지 않는 구조다.
즉, 문제를 투명하게 만드는 장치다.
인생의 문제는 우연이 아니다.
모든 문제에는 의식의 패턴이 숨어 있다.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아직 관찰하지 않은 구조다.
문제를 피할수록 그 문제의 소비자가 된다.
문제를 관찰할수록 그 문제의 설계자가 된다.
이건 삶을 바라보는 프레임의 전환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문제를 통합한 삶이다.
문제를 없애려는 태도는 피로를 낳는다.
하지만 문제를 시스템으로 흡수하면 그건 성장의 연료가 된다.
이제 필요한 건 단 하나, 시스템을 설계할 명료함.
그 명료함이 생기는 순간
반복되던 문제는 더 이상 우리를 방해하지 않는다.
그 문제는 의식 속에서 투명해진다.
그리고 그때부터
우리는 문제를 설계하는 사람이 된다.
"문제는 당신의 시스템이 더 정교해질 기회를 제공한다."
- 정각(正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