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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비벤시아의 나라 스페인 - 16

아들과 함께 한 스페인 안달루시아 여행

by JeongWon Kim

돈키호테의 풍차 - '캄포 데 크립타나'


2015년 11월 19일의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마드리드에 도착하여 렌터카를 반납하는 날. 그라나다에서 마드리드까지 가는 길은 제법 멀어서 다섯 시간 이상 운전해야 할 거리, 중간에 돈키호테의 마을 '캄포 데 크립타나'도 봐야 하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라나다 대성당은 겉모습만 보는 것으로 만족, 스페인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내부까지 볼 마음은 없었다.

1.jpg 그라나다 대성당, 건물에 비해 전면 광장이 넓지 않아 카메라 앵글에 성당의 파사드가 다 들어 오지 않는다. 고딕 양식으로 시작하여 르네상스 양식으로 마무리된 건축물이다.

대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광장의 동상은 그라나다의 극적인 역사를 하나의 장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바로 콜럼버스가 이사벨 여왕에게 신대륙(그 자신은 인도라고 알고 있던) 발견 사실을 보고하는 모습이다. 그라나다를 정복함으로 한 시대를 마감한 레콩키스타를 완성한 이사벨, 그에게 새로운 역사를 연 대항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콜럼버스, 역사의 전환점이 하나의 동상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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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캄포 데 크립타나'에 도착. 세르반테스가 이 곳의 풍차들을 보고 '돈키호테'의 줄거리를 구상했다고 전해지는 마을이다.

관광객이 꽤 방문할 것 같으나, 풍차가 있는 언덕 위까지 가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안내 표지판이 별로 없다. 가던 길을 되돌아오고 하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언덕 위에 오를 수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의 흰색 풍차들이 독특하면서도 느낌이 있는 경치를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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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상당히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어릴 때 어린이용 축약본으로 읽어 봤을 뿐이다. 당연히 내가 기억하는 돈키호테는 흥미로운 요소만 추려서 각인된 인상일 뿐이다. 어느 평론을 보니 세르반테스는 그 소설을 통하여 그 시대의 계급 문제와 종교의 억압, 인간의 존재 이유와 삶의 가치에 대하여 암시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고전의 반열에 그 이름을 올린 것이다.

'레 미제라블'도 위대한 문학이나. 어릴 때 동화처럼 각색된 것을 읽은 후로 원작을 읽지 않았으니 그 참 맛을 알 수가 없다. 고전 문학을 어린이용으로 각색하여 읽게 하는 것이 좋은 면도 있으나 이러한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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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떨어진 곳에 오래된 풍차의 잔해가 있다. 아마 세르반테스가 살았던 시대의 풍차가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가까이 가 보니 풍차라고 하기에는 큰 구조물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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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가 진 후에 마드리드에 도착하다. 11월 13일 오전에 코르도바를 향하여 출발한 후 6일 만에 돌아오는 마드리드. 대도시답게 분주함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예약해 둔 호텔에서 멀지 않은 렌터카 지점에 그동안 편리하게 이용했던 차량을 반납하고 시장기로 인하여 맛있는 저녁식사로 하루 일정을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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