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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Aug 17. 2021

멘토링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여러분,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나요? 이정우입니다.


  누군가는 지금 저와 같은 학교로 석사과정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어떤 학생은 다른 학교로 편입을 준비한다고 그런다고 들었어요. 또 누군가는 지금 취업을 준비한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인생을 사느라 너무 바쁘겠죠. 고생이 많습니다.


  여러분들과 수업을 하는 2개월동안 저도 정말 배운 게 많아요. 우선, 아주 간결하고 쉽게 내가 아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많이 안다고 강의력이 좋은 것은 아니니까요. 여러분이 논문 쓰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많은 방법을 동원해봤습니다만, 그 진심이 통했을까 모르겠네요. 그것은 저의 능력이 미진한 탓입니다.


  또한, 저의 예전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전임 교수님들말고 시간강사 선생님들을 저 스스로 좀 낮게 생각한 적이 있어요. 저의 학부 시절이에요. 건방졌던 저의 학부 때, 선생님들은 발표를 시켜두시고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들에게 무얼 배우나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분들도 어쨌든 학위를 취득하시면서 배운 바는 저보다 많을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학부생들을 보고 얼마나 귀엽다고 생각하셨을까요? 어차피 내용은 제가 요약해서 학생들에게 전달할테고, 그것이 정치학에서 어떤 의미인지 강의만 하시면 될테니까요. 지금 저의 학부 때 가르침을 주신 모든 박사님들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그렇게 지식을 전달하면서 스트레스 관리가 논문을 쓰면서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저는 논문 쓰기를 지도하는 사람으로서 적합했나요? 여러분의 스트레스도 같이 생각하는 그런 교수자였나요? 박사학위를 하면서 어떤 경험을 더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논문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이제 수업도 하게 되겠죠. 지금 이런 경험들을 교훈 삼아서 좋은 교수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저의 스승이에요.


  역병이 돌면서 얼굴보기도 힘들어진 세상이 되었죠? 우리 언젠가는 만날 수 있게 건강도 잘 챙기고, 무엇보다 각자의 삶에서 잘 버티고 있읍시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만 줄일게요.


  2021년 8월 17일

  답십리 집에서

  이 정 우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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