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이야기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놀지 못하는 아이"
- 국립국어원
찌질이의 개별 특성에 대해선 이견이 있겠으나, 대체로 우리는 유별나고 사교성이 없는 사람을 찌질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멀쩡한 옷을 이상하게 입으며, 기념일을 종종 혼자 보내고, 표정이 어딘가 어색하며 말이 지나치게 많거나 없다. 반면 찌질이와 반대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인싸다. 이들은 무리의 중앙에서 유행을 선도한다. 언제나 재치 있게 말을 하고, 다 같이 할 놀이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찌질이보다 인싸를 꿈꾼다. 하지만 우리는 완전한 인싸가 될 수 없다. 모두 그 중간 어딘가에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찌질이에 조금 더 가까운 당신이 인싸가 되는 데에 꼭 필요한 3가지를 알려준다.
먼저 당신의 찌질함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그래야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찌질이 자가 테스트는 찌질이 1단계부터 3단계 중 당신이 속한 단계를 알려줄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그래도 펜과 종이를 들고 예 / 아니오를 체크 해보자.
1번) 화가 나면 그 자리에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한다.
2번) 기분이 좋으면 말을 많이 해서 주변 사람들이 피곤해한다.
3번) 의욕이 앞서서 일을 망치는 경우가 잦다.
4번) 선물 받고 난 뜯은 포장지를 보관한다.
5번) 주변의 친한 사람에게조차 자신의 고민을 말하지 못한다.
6번) 외출보다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7번) 친구들이나 이성과의 데이트보다, 나를 위한 다양한 취미에 돈을 쓴다.
8번) 하루에 혼자 웃는 횟수가 5회 이상이다.
9번) 이성에게 고백을 받으면 누군가와 상담을 한다.
10번) 친구들이 별 이유 없이 면박을 준다.
찌질이 테스트 결과
- '예'를 선택한 개수
1개 이하 : 당신은 인싸다.
2~4개 : 경미한 찌질이
5~7개 : po찌질이wer
8~10개 : 슈퍼찌질이
자, 이제 당신이 얼마나 찌질한지 파악했다. 당신은 찌질이에서 인싸로 가기 위해 자신의 성격을 통째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당신이 가장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신이 속한 무리 안에 존재하는 찌질이 감별사를 피하는 일이다.
모든 집단에는 찌질이 감별사가 존재한다. 그들의 역할은 문자 그대로 찌질이를 감별하고 그 인식을 집단 전체에 확산시키는 것이다.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찌질이 딱지를 붙인다. 당신이 옷을 이상하게 입고 왔거나, 말을 살짝 어물거리거나, 갑자기 우울한 티를 내면, 찌질이 감별사는 귀신같이 알아채고 외친다. "얘 존나 찌질이 같아!" 아니면 조금 돌려서 말하기도 한다. "뭐야, 얘 이상해" 라던가, "분위기 어쩔" 등으로.
찌질이 감별사에 대응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들을 공격하는 것이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라. 상대가 하는 작은 실수나 어색함을 놓치지 말고, 콕 집어 면박을 주어라. 그럼 어느새 찌질이 감별사는 본인의 정체성을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다. '혹시 어쩌면 내가 찌질이 아닐까?' 하고.
지금까지 말한 모든 내용은 사실 전부 헛소리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람은 한 가지의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 안에 부지런함과 나태함, 선함과 악함이 공존하듯이, 찌질함과 인싸력 또한 공존한다. 그러니 스스로가 찌질이인지 아닌지 걱정하지 말라. 다른 사람을 찌질이라고 낙인 시킬 필요도 없다.
관계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저 주변 사람에게 다정하고, 따듯한 말을 건네면 된다. 그럼 어느새 인간관계에 대해 스트레스받지 않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라고? 찌질이는 평생 찌질이고 인싸는 타고나는 거라고? 아니라는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다. 최근 개봉한 겨울왕국 2 다. 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찌질이의 특징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엘사 - 문제가 발생하면 타인과 대화를 단절하고 혼자만의 공간으로 숨는다.
안나 - 과한 의욕으로 가득 차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다.
스벤 - 쓸데없는 말로 상황을 계속 악화시킨다.
울라프 - 과도하게 말이 많고 조울증 증세를 보인다.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엘사와 안나, 스벤과 울라프는 영화에서 이런 성격 상의 결함 - 찌질이의 특징이라고 보이는 모습 - 을 보인다. 하지만 누구도 그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한다. 마침내 스스로 큰 문제를 해결하는 엘사나, 힘든 상황에 주변을 유쾌하게 만드는 울라프처럼, 단점은 오히려 큰 장점이 된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가진 미숙함, 우울함, 과한 경향을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그건 훌륭한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본인이 찌질이인지 아닌지 고민하느라 소중한 인생을 허비하지 마라. 그리고 찌질한 자신을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