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거짓말의 원칙
거짓말로 땅 끝까지라도 갈 수 있으나 다시 돌아오지는 못한다. - 체호프
거짓말을 할 때마다 이빨이 하나씩 빠진다면 성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스웨덴 속담
모든 사람이 매일, 매시간, 깨어 있든 자고 있든, 기쁘거나 슬프거나 거짓말을 한다. - 마크 트웨인
거짓말을 한 그 순간부터 뛰어난 기억력이 필요하게 된다. - P. 코르네유
거짓말의 역사는 아주 깊다. 아돌프 히틀러는 1938년 영국의 네빌 체임벌린 총리에게 “체코슬로바키아 국경을 새로 정하는 데 동의하면, 전쟁을 피할 수 있다”라고 거짓말하고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2007년 종군위안부 동원 과정과 관련해 “강제성이 없었다”라고 발언했다. 비교적 최근인 19년 10월, 보수성향 교단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하야 서명운동' 팸플릿에 이렇게 적었다.
“서명에 앞장서서 1만 명 이상 등록해주신 서명자들은 앞으로 국가유공자로 추대해 국가 운영자문 위원으로 위촉할 것이다.”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거짓말의 원칙
이렇게 심각한 거짓말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씩 거짓말을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지금도 적지 않은 거짓말을 한다. 매사를 사실대로 얘기하면 속도 편하고 좋겠지만, 언제나 진실하기란 참 힘든 노릇이다. 다들 비슷하리라.
여기,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 꼭 명심해야 할 거짓말의 원칙들을 소개한다.
*상당히 개인적인 원칙이며, 거짓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
"나 저번에 연예인 XXX랑 같이 축구했었잖아. 경기 다 끝나고, 나한테 축구 잘한다고 하더라고."
(축구 같이 한 거는 진짜, 잘한다고 칭찬한 건 가짜)
과거의 사건을 이야기하다 보면 나도 몰래 과장을 할 때가 있다. 듣는 이가 더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에, 아니면 나를 조금 더 돋보기에 하고픈 마음에 하는 사소한 거짓말이다. 크게 문제는 되지 않지만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습관이 되면 허풍쟁이가 되는 건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예전에 했던 거짓말을 정정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럴 때엔 당신의 기억을 철저히 조작하라. 몇 년 후 문득 떠올려도, 눈에 보일 듯 선명한 기억이 될 때까지 상상하라. 그러면 어느새 그 기억은 진실이 된다.
*너무 과하면 리플리처럼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상대에게 미안해서 위치를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고백하자면 내가 그랬다. 예를 들어, 2호선을 타고 강남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미적거리다가 조금 늦게 출발했다. 화가 난 상대에게 전화가 왔을 때, 사실 신림을 지나고 있는데 서울대입구라고 하는 식이다. 차를 타고 갈 때도 비슷하게 위치를 5분 정도 차이 나게 - 너무 티 나지 않게 - 거짓말하는 경우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누구도 즐겁지 않은 거짓말이었다. 상대의 화가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런 건 하지 말자.
사진을 보내기가 숨쉬기보다 더 쉬운 시대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내가 어디를 걷고 있는지, 무얼 하고 있는지 상대에게 바로 공유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인이나 가족에게 자신의 눈 앞 풍경을 공유한다. 정말 좋은 사진이라 보여주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를 '증거'로 활용한다. 티 내지 않더라도, "나 진짜 친구들이랑 여행 왔어."라는 걸 증명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야 다음에 애인이랑...)
문제는 이 습관이 상대를 안 좋은 쪽으로 학습시킨다는 사실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상대방은 눈 앞에 없는 당신을 상상할 때 이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사진'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러다 나중엔 먼저 요구한다. “그래? 진짜면 사진 찍어서 보내봐." 솔직히 말하면, 이런 관계는 최악이다. 과감히 멀어지거나, 다양한 노력으로 믿음을 주고 사진 습관을 서로 버려야 한다. 그게 부모든, 연인이든, 친구든.
전날 너무 술을 많이 먹어서 회사에 가지 못 할 때, 아프다고 해라. 이건 괜찮다. 아니, 꼭 해야 하는 거짓말이다. 종종 '솔직한 게 무조건 1번이야. 나는 거짓말 절대 안 하는 사람이야!' 유형이 있다. 그런 사람은 아마 상급자에게 사실대로 보고할 것이다.
“저 어제 친구들이랑 술을 늦게까지 마셔서 오늘 못 나갑니다.”
본인은 솔직하게 말해서 시원하겠지만, 듣는 상급자는 '날 X밥으로 보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몸살 걸렸다고 수화기에 대고 콜록거리는 게, 오히려 상대에 대한 배려다.
※ 거짓말에 대한 자신만의 원칙이 있으신 분은,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