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성 평가를 하러 다녀왔습니다. 사실은 그냥 평가인가?
오늘은 연구실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사용성 평가가 있는 날이라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는 아니구요, 개요만 알고 있고 내용은 모르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거의 고객을 대신하는 입장으로 평가 하러 간거죠! 근데 생각보다 이런 경험이 많았어요. UX나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현업종사자나 석박사들이(편히 전문가라 칭하겠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평가하는 경우요. 저는 전공 특성상 사용성 평가를 자주 하는 입장이라,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리서치 전문업체에서 하는 좌담회도 많이 다녀봤는데요, 한 리서치 업체 담당자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전문가들이 평가를 하면 패인 포인트(Pain-Point)를 뽑을 때 단순하게 불편한 점만 말하는게 아니라 왜 불편한지에 대한 UX적 근거를 함께 말해주셔서 일반 사용자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를 사용자로 하는 평가들을 많이 해요.
맞아요, 저희는 여태 배우고 경험했던 지식들을 총 동원해서 문제점만 말하는게 아니라 이 기능이 왜 좋은지, 좋지않은지, 완성도가 떨어져보이는지, 신뢰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분석하려고 노력하죠.
일반적으로 사용성 평가는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오늘 역시 이렇게 구성되었구요.
1. 진행자
2. 스크립터
3. 평가자
4. 관찰자(사진촬영 및 녹화 혹은 스크립터2)
5. 함께 일하시는 클라이언트 혹은 개발사 관계자
6. 녹음기
오늘은 좀 특이하게 서비스 런칭이 코앞인데.. 마지막 수정을 위해 사용성 평가를 진행한 케이스 였습니다.
사실 이렇게 되면 평가하는 입장에서 크리틱하게 평가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안하기도 애매한 그런 상황이되어버리죠.. 런칭 전에 수정할 사항이 많아져버리면 힘드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평가는 평소처럼 진행하되 결과부분에서 쉽게 수정이 되는 것 부터 반영하여 런칭한 후 다음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때 차근차근 반영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평가는 처음 사용하는 고객의 관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보통의 사용성 평가는 1)기획 후 와이어프레임과 스토리보드가 만들어 진 후 프로토타입으로 하거나, 2)GUI가 만들어 진 후의 프로토타입으로 합니다. 대부분 개발전에 해서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확정지어 개발을 시작하죠.
그때의 평가는 '유용성', '사용성', '만족도'등 평과 관점으로 정립하고 그에 맞춰 세부 평가항목들을 만들어 Task를 수행하면서 질문에 답을 하는 형식으로 평가를 하게됩니다.
오늘도 프로젝트 팀원들이 평가항목을 만들어 왔지만 그것보단 기능별 수정/개선 포인트를 논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평가항목을 묻고 답하는 정형화된 사용성 평가는 하지 않았어요. (실전에선 책에 있는 이론을 적용하지 못할 때가 많더라구요)
처음에 평가 참가자들이 기능을 사용해 보면서 전체 서비스를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평가 참가자(플젝팀원+서비스 처음 경험자)들과 개발자분들이 모여 기능별로 함께 논의를 했어요. 전체적으로 평가를 하니 4시간 30분 정도 걸리더라구요..!! 휴식시간 없이 달렸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사용성 평가들은 개발자분들과 함께 할 수 없어서 언제나 반쪽짜리 같았는데 오늘은 런칭 전 평가라 기획이슈, 디자인이슈, 개발이슈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었고 관련 담당자 분들이 함께 하는 평가자리여서 의미 있었습니다. 문제점에 대한 원인, 이렇게 기획/디자인/개발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합의점 모색 등 학교에서는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좋았던 건 개발자분들께서 저희의 의견들을 잘 공감해주시고 수용해주셨던 것이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존중받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돼. 내가 한게 최선이야"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고 그래서 저희도 더 개발자 분들의 의견에 공감하고 반영하려고 노력했네요.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게 제일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프로젝트 팀원들이 평가 리포트를 작성해서 넘겨야 하는 일이 남았지만, 평가를 다녀온 저는 사용성 평가가 과연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해보게 되네요.
정성적 평가의 종류는 많지만 많이 경험하게 되는게 '사용성 평가'와 '전문가 평가'인 것 같아요
사용성 평가는 소수의 평가 참가자들이 많은 사용자를 대변할 수 없기 때문에 평가 참가자들의 행동, 패턴 등을 확인 하는 것이고, 내용 보강을 위한 인터뷰는 인사이트용으로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전문가 평가는 전문가들이 전문가라는 이유 하나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고, 그것이 정답같은 최선의 안이 되어 반영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다른 학문에서 보면 논리가 없고 잘못됐다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배경을 보면 UX/서비스디자인 학문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더라구요. (저희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 과학이나 공학 분야에서는 실험환경을 만들어 놓고 보고싶은 / 세워놓은 가설에 대한 변수를 제외한 나머지를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사람의 행동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그 변수를 컨트롤 할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가설을 세우기도 그것을 검증하기도 힘들기에 이미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체득한 전문가가 평가를 하고 그것을 일부는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오늘 저는 사용성 평가와 전문가 평가 그 사이 무언가를 하고 온 것 같네요. 저희의 의견들이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서비스 런칭되면 바로 달려가서 봐야겠습니다 :)
그때 또 공유해드릴게요
그럼 저는 이만 총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