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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미 Jul 24. 2021

'아쉬탕가 하프 시리즈' 맛만 봤다

아쉬탕가 하프 경험 해본 날. 수행했다고 할 순 없지만 경험은 해봤다.


오늘은 너무 기운도 없고 공복인데다 덥기도 해서 아쉬탕가 하지말자고 말씀드릴까..? 하면서 수련실으로 향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리야나마스카라A 겨우 5 끝낸  "선생님,  못하겠어요."라고 말해버렸다. 한번도 못하겠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었던  같은데 오늘은 진짜 못할  같았다. 하지만 선생님은 "괜찮아요. 일단 한번해봐요. 스탠딩까지만 해보고 힘들면 그만둬요. 아쉬탕가가 처음엔 힘든데 하면  수록 에너지가 채워져서 괜찮아요. 저도 수리야 하는  제일 싫어해요. 일단 해봐요 우리.'라고 하셨다. 보통의 날에는 힘들다고 하면   쉬운 시퀀스를 안내해주기 마련인데 오늘은 선생님도 처음으로 이겨낼  있다는 뉘앙스로 말씀하셨다. 속으로 '그래.. 한번 해보자.  될대로 되겠지.'하며 수련을 시작했다.



이미지 출처는 이미지 내에 있는 사이트 입니다.





땀이 마스크로 뚝뚝 떨어졌다. 손수건을 꺼내 빠르게 땀을 닦고 잘 묶이지도 않는 짧은 커트 머리를 쭈우우욱 잡아당겨서 다시 묶고 아르다 웃타다 아사나, 웃타다 아사나, 플랭크, 차투랑가를 이어갔다. 수련실의 2층에서는 공사가 한창이라 공사 소음과 약간의 진동이 울렸는데 수련과 호흡에 집중을 해서(사실은 수련이 너무 힘들어서 의지할 곳이 호흡밖에 없었다.) 소음이고 뭐고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땀을 흘리며 스탠딩시퀀스를 이어갔고 그나마 내 능력이 닿는 전굴자세에서는 호흡을 고르며 정신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래도 저녁보다는 몸이 덜 풀린 아침이라 전굴을 100% 다 할 수 없었지만 '이런날도 있지'하며 되는 만큼만 했다.(요가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부분이 이 지점이다. 내가 100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매일 100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70을 해도 80을 해도 실망하지 않는 것. 굳이 내가 100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에게 남에게 증명해보이지 않기. 어차피 나는 내가 100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아니까!)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우티타 하스타 파당구쉬타아사나(Utthita Hasta Padangushthasana) 에서.. 발을 잡고 올려 앞으로 펴는 것 까지는 가능. 하지만 코어 힘이 약해 턱이나 배를 정강이에 닿는건.. 무리이다. 시도라도 해보는 것을 목표로 하기때문에 턱을 정강이에 가져다 놓는 시늉만 해봤다. 그리고 다음 단계인 우티타 파르쉬바사히타로 이동했다가 마지막 절정인 우티타 하스타 파당구쉬타아사나 B. 허벅지 경련일어났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러고도 충분히 힘들게 스탠딩 시퀀스를 마치고 드디어 앉았다. 단다아사나. 아 너무 편해. 바닥에 앉을 수 있다니. 그렇다고 단다아사나가 쉬운 아사나 인 것도 아니다. 집중을 하기 위해 잠깐 호흡을 고르고 파스치모타나아사나는 그나마 수월하게 진행. 타고난 + 노력으로 얻은 유연성으로 부족한 근력을 커버할 수 있는 유일한 아사나 이기 때문에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쭉쭉 자누시르사아사나 ABC까지 하고 마르치아사나에 도달. 허리를 틀어서 무릎에 겨드랑이를 끼는게 가능하다고요..? 저는 팔뚝 중간까지 밖에 안꼬아진다구요.. 그리고 팔을 끼워넣고 팔꿈치를 접어서 등으로 가져간다구요? 팔꿈치가 접힌다구요....? 여러번 해도 멘붕인건 어쩔 수가 없다. 선생님의 시범에 넋을 놓고 소리를 지르면서 해보긴 한다. 역시나 경험해봤다는데 의의가 있다. 나바아사나 하고 평온의 사바아사나로 움직이면서 수련이 마무리 되었다.




진짜 놀라웠던건 그렇게 힘을 많이 쓰고 땀을 뻘뻘 흘렸는데 내 안에 에너지가 가득차있었다는 것이다. 선생님의 말이 정말 맞았다.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였다. 선생님은 '당장 달리기 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라고 하셨다. 진짜 내면이 깨끗하고 시원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에너지로 가득차서 나를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딱 그런 느낌이었다. 이런건 글로만 읽고 말로만 들었는데 내가 느끼게 되다니.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이 느낌을 잊고 싶지 않아서다. 평소엔 요가를 하고 나오면 모든 근육과 에너지가 탈탈 털리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뭔가 다르네! 분명 흔들리고 정렬도 안맞고 안하느니만 못하는 아사나가 많았겠지만 그리고 하프 시퀀스를 온전히 경험해보고 나니 경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더 몰입해보고 싶어졌다. 이 기분과 느낌을 잊지 않고 내면의 에너지를 계속 채워 봐야겠다.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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