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컨택트" 리뷰, 새로운 타입의SF 영화

비선형적인 플롯으로 주제를 담아낸 새로운 형식의 SF 영화

by 전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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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일 국내 개봉한 <그을린 사랑>,<프리즈너스><에너미><시카리오>을 연출하며 단숨에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감독이 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첫번째 SF 영화 <컨택트(원제 : Arrival)>, 이미 감독의 명성과 장르만으로도 매력적인 영화 <컨택트>에 대한 비평이다.


갑자기 뜬금없어 하신 분들이 계실 수 있다. 원래 목적대로 브런치를 채우려고 예전에 썻던 글을 옮기려 한다. 게다가 너무 인상적인 작품이라 안보신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세기말적인 영화의 미장센이 꼭 현재 우리의 모습 같기도 해서 떠올랐다.


본 비평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안보신 분들은 영화를 보시고 감사하시길 부탁드린다.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12개의 외계물체 ‘쉘(Shell)’에 대한 미스테리를 파헤지는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다. 그들이 지구의 온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아담스)’와 물리학자 ‘이안(제레미 레너)’이 그들의 메시지를 해석해서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그가 이미 <시카리오>에서 보여준 장기인 압도적인 익스트림 롱샷과 부감을 통해 외계물체인 쉘(shell)을 비출 때엔 미지의 물체에 대한 긴장감을 한껏 증폭시키면서 기존의 SF(Science fiction)장르처럼 확실한 볼거리를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SF장르의 영화처럼 새로운 기술이나 과학, 외계인의 집중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동안 SF영화에서 등한시했던 외계인과의 소통을 영화의 주제로 설정하고 그 과정에서 강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SF영화들은 가상의 과학이나 기술 또는 미래적 요소(우주선,로봇,사이보그,성간여행,외계 생명체 등)등이 기반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한 과학적 전문지식이나 배경이 재미를 배가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들만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면 SF장르의 영화는 일부 과학자들이나 즐겨보는 컬트 무비나 B급 영화 장르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SF 영화가 현재까지 크게 사랑 받고 있는 이유는 과학적 상상력이 배경속에서 자연스러운 서사와 핍진성(Verisimilitude)을 지켜왔기 때문에 관객들이 거부감이 없이 SF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컨택트>는 가상의 외계인 출몰이라는 설정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영화보다 개연성이 높다. 그리고 그것의 바탕이 되는 과학적인 근거도 높은 수준의 영화다. 자칫 지루해 할 수 있는 설정을 감독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메꾸어 나간다.


이 영화의 표면적인 장르는 SF 장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진짜 이 영화의 주제는 소통의 관한 이야기이자 루이스라는 주인공을 통해 삶이라는 명제에 대한 해답을 내리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다. 그런 주제를 부각시키는 소구로 "언어"를 활용한다.


언어학자 루이스는 "언어"가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하는 방식과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언어결정론자로 나온다.(사피어워프의 가설) 그래서 극중에서 루이스는 헵타포드어(외계인이 모양이 문어를 닮아 헵타포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그들이 쓰는 언어를 그렇게 불리움)를 조금씩 익혀가면서 그들과 같이 사고하고 그들같이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언어가 비선형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그들의 시각이나 사고방식 또한 비선형적인 특징을 갖게 된다. 이는 영화 후반부에 루이스가 미래의 환영을 볼 수 있게 되는 암시를 하게 한다.


영화에 나오는 비선형적인 언어의 특징은 결국 루이스가 가지고 있던 삶의 대한 사고나 성찰, 가치관마저 흔들어 놓는다. 영화 속 지구인들이 외계인들과의 소통문제가 발생되고 그에 따른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를 때 루이스가 가지게 된 비선형적인 시간적 사고로 인해 갈등을 해결한다. 이와 동시에 영화 초반부에 나온 루이스의 환영 속 딸의 이야기가 사실 루이스의 미래에 대한 예시임을 자각하는 순간 루이스는 선택에 기로에 놓이게 된다.


죽는게 뻔한 딸을 만나 다시 죽음을 기다려야하는건지 아니면 이미 알게된 미래의 사실로부터 현재를 바꿔가는 삶을 결정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되지만 결국 삶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얻음으로써 얻게 되는 행복과 그런 사람을 잃게 되는 아픔이 공존한다는 것을 깨닫고 묵묵히 자신의 운명을 살아가는 루이스의 모습으로 영화는 엔딩을 맞이 한다.


이 영화는 기존 SF영화처럼 SF영화의 클리셰인 신비한 볼거리와 액션, 폭발씬으로 관객에게 긴장감을 주지 않는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캐릭터들의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을 통해 미세한 리액션 및 감정선, 몽환적인 느낌과 로우톤의 색감 등으로 마치 한편의 꿈을 꾼것과 같은 체험을 하게 만든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인 외계인들의 언어(헵타포드어)특징인 비선형적인 언어처럼 영화 전체적인 플롯을 통해 오프닝에 나온 루이스와 딸의 이야기가 선형적인 서사구조에서 당연히 과거의 있었던 일처럼 관객들에게 사고하게 만들고 후반부에 보기좋게 반전으로 뒤집어 버린다. 결국 이 영화의 내러티브 자체를 비선형으로 만들어 영화의 시작이 끝이고 끝이 곧 시작인 것 같은 비선형적인 구조로 만들어 주제를 전달한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SF영화의 관객들이 기대하는 쾌감(요즘 유행하는 마블의 시리즈처럼 때리고 부수는 쾌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생명체건 간에 진정으로 소통하고 이야기하면서 감정을 나눈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삶이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묵묵히 살아가야지만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다.


기존의 SF장르가 그리고 있는 디스토피아나 유토피아의 이분법적인 나눔이 아니라 미래 조차도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고 그 세계가 설사 개개인에게 불행한 세계인지 아닌지 알 수없다 하더라도 그것을 포용하며 사는 것이 삶이라는 철학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영화다.


P.S 예전에 쓴 글이라 많이 부족하네요.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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