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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ry Feb 15. 2023

엄마의 참새방앗간

퇴근 후 저녁을 급하게 먹고 산책 나선다. 복잡해진 정신상태를 조금은 단순하게 만들고 싶어서 산책을 한다.


퇴근하고 나면 만가 귀찮기 때문에 늘 나 자신과 싸움을 해야 한다.


오늘따라 혼자 가기가 싫어서 티비를 보고 있 엄마를 꼬셔본다.


"엄마 갈래?" 잠시 고민하던 엄마는 "그래 가자.."하고 옷을 챙겨 입는다.


오.. 웬일로 따라나서는 거지..?(엄마는 무릎이 좋지 않다..ㅠㅠ)


바람이 시원하다.


김창옥 선생님 강의에서 시작할 때 좋은 거 말고 끝이 좋은 걸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술은 마실 때가 좋은지 마시고 나서가 좋은지..


운동은 시작할 때가 좋은지 하고 나서가 좋은지..


그래서 끝이 좋은걸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산책은 끝이 좋은 일이다.


걸음이 빠른 나는 엄마와 산책을 할 때는 느림보가 된다.


"엄마.. 내 따라 빨리 걸으려고 하지 말고 엄마 페이스대로 천천히 걸어와.."


나는 걷다가 수차례 뒤를 돌아보며 나도 모르게 빨라진 걸음을 늦추기를 반복한다.


무릎이 아파서 뒤뚱뒤뚱 걷는 엄마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 한쪽이 시려온다.


30분 정도 걸리는 산책코스를 1시간 만에 돌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하루종일 집에 있던 엄마가 심심했을까 봐 번화가 쪽으로 돌아서 걸어온다.


그 길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빵집이 있다.


"엄마 저거 먹을래..?" 엄마는 아니~하면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새벽에 눈떠서 출근하고 늘 손목 아파하는 나를 보며 내가 사주는 뭐든 마음 편하게 먹지 못하는 엄마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는 엄마를 끌고 빵집 들어가서 엄마가 좋아하는 빵을 계산하고 나온다.


빵을 들고 아이 같은 미소를 짓는 엄마를 보면 나는 행복진다.


'돈 많이 벌고 싶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 많이 벌어서 뭐든 맛있고 좋은 거  많이 많이 사주고 싶다..'라는 생각 한다.


이런 게 사랑이라는 감정..?


나를 보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에게 시집을 가야겠다! 푸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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