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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우기 Nov 17. 2019

담벼락

하루 한 시 #. 24


저녁 길 벗 삼아 걷는 나그네에게 거친 담벼락이 말을 건다.


세월 버텨온 몸뚱이를 부끄럼 없이 드러내 보이는

그 돌 나부랭이가 참으로 기특한 것은

벗겨지고 파이고 남루해져도

비루해지기는 커녕 더 특별한 담벼락이 되었다.


그래


터지고 남루 해지는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그렇게 벗겨져 드러나는 살갗이 부끄러운 게 아니다

터지고 파여도 오늘을 살라

살아남아 영광의 날을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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