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을 세번씩이나 하고 숙소에 들어가 따뜻한 물로씻고 나와서 뽀송한 피부로 바닷바람을 느끼며 다시 또 해변을 찾는다.
도시에 살때는 해가 뜨고 눈 비비며 지하철 타고 출근을 했다가 해가 지고 깜깜한 밤에 집에 돌아오는 삶을 매일 살다보니 노을이 주는 감동을 잊은 채 살았었다.
그냥 아침과 밤만 있었던 나와 남편의 삶.
그렇게 살다가 꼬따오에 온 첫날 부터 마주한 노을.
아주 조금씩 한낮의 밝은 기운이 빠져가면서 하늘이 예쁜 공기를 뿜어내다가 하늘이 파란빛을 점점 잃어가면서 주황빛을 머금기 시작한다. 그러면 어느새 사람들의 기분도 뭉글뭉글 해지면서 언제 해가 넘어갈까 조마조마 하면서 이 가장예쁜 삼십분을 만끽하고 싶어진다.
모든 사물과 사람을 그림자로 만들어 버리고 점점 빛을 빼앗아 가는 시간.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고 지금 순간 존재만으로 빛이 나는 순간.
매일 노을을 보는 삶을 꿈꾸며 언젠가 여행이 끝나고 보통의 삶으로 돌아가면 바닷가에 살아볼까?
하고 남편에게 던져본다.
그저 웃는 남편과 그 옆에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것 같다’고 실없이 행복해 하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