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의 거리를 무리 없이 달릴 수 있게 된 어느 여름이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뛰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생각에 인근에서 열리는 작은 마라톤 대회에 10km 종목으로 참가 신청을 했다. 대회 당일 예상보다 많은 참가자가 대회장 앞으로 모여들었다. 접수처에서 배번호를 받아 운동복 상의에 부착하고 가볍게 몸을 풀며 출발을 준비하는 다른 참가자들 주변을 서성였다. 출발선 앞으로 모이라는 안내에 따라 신발끈을 다시 한번 질끈 묶고는 무리의 중간으로 들어갔다.
“셋, 둘, 하나, 출발합니다. 파이팅!”
무리의 중간에 위치해 있던 탓에 앞에서 출발하는 참가자의 속도에 맞추어 첫 마라톤 대회의 코스로 내달았다. 몇 분이 지났을까,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에서 1km 지점의 속도와 시간을 알리는 알림이 울렸다.
“평균 페이스 킬로미터 당 5분 3초. 지속시간 5분 3초. 1킬로미터 완료하였습니다.”
평소에 연습하던 속도보다 1분 여가 빠름을 깨달았다.
“오~ 대회에 참가하니 기록이 좋아지네. 컨디션도 괜찮고~ 좋다 가보자!”
평소보다 빠른 기록에 앞에 뛰는 참가자들을 따라잡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대로라면 개인 최고 기록 경신도 문제없겠다는 생각으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코스를 힘껏 뛰어 나갔다. 하지만 들뜬 기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져 내렸다. 5킬로미터 지점을 지나면서부터 평소보다 숨이 차오르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 급수대에서 수분을 보충하며 속도를 유지하려 애써보았지만 몸은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결승점까지 남은 거리는 너무도 멀어 보였다. 거의 걷다시피 결승점으로 들어와서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내쉬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의 대회 후기를 보며 평소보다 힘들었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원인은 바로 초반 오버 페이스였다. 평소 연습보다 빠른 속도로 인해 경기 후반까지 에너지를 골고루 분배하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던 것이다. 군중심리에 휩쓸려 자기 속도로 달리지 않고 속도를 올리며 평소의 페이스를 지키지 못한 것이 결국 전체 경기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던 것이다.
오버 페이스란 운동 경기나 어떤 일을 자기 능력이나 분수 이상으로 무리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운동경기뿐만 아니고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속도에 만족하며 살지 못하고 주변과 비교하며 혹시나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나만의 페이스를 지켜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와의 무리한 경쟁으로 인해 페이스가 무너져 스스로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안타까운 모습을 주변에서 보기도 한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손미나 작가의 강연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인생은 각자 자기만의 코스와 결승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므로 경쟁하지 말고 자기의 삶을 살아가기를 권면하는 메시지였다. 강연에 모인 청중에게 진심을 다해 전하는 손미나 작가의 메시지는 나로 하여금 다시 한번 삶을 정돈하고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손미나 작가의 강연 내용을 그대로 전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여러분! 인생은 마라톤과 같아요. 그런데 실제 마라톤과 다른 점이 있어요. 같은 출발점에서 다 같이 시작해서 똑같은 결승점으로 들어가지 않아요.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마라톤 코스가 저랑 달라요. 남하고 비교하는 것은 굉장히 무모한 일이에요. 누군가 더 앞에 가는 것 같죠? 아니에요. 그 사람이 뒤일 수 있어요. 내가 내 코스에서 얼마나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지, 제자리에 있는지, 뒷걸음질치고 있는 사람인지, 그게 너무 중요해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자기만의 무기를 가지고 열심히 달려 나가서 자기만의 마라톤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 응원할게요. 고맙습니다.” [스타강사 쇼 - 작가 손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