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주말농장에 옮겨 심었던 모종들은 어느덧 자리를 잡고 잘 자라주었고, 밭을 돌보고 가꾸는 일은 아내와 나에게 일상의 재미로 다가왔다. 그저 물과 햇빛만으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며 새삼 자연의 신비로움도 생각하게 되었다. 점점 날씨가 더워지면서 새싹이었던 식물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했고 초보 농부에게 매주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수확의 기쁨도 잠시였다. 언젠가부터 밭고랑에 조금씩 보이던 잡초들은 이곳저곳 빠른 속도로 번식하였고 한주에 한 번씩 돌보아서는 잡초의 번식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밭고랑은 발 디딜 틈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통 잡초로 뒤덮이고 말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잡초를 제거하고 한쪽으로 모아 버리며 밭고랑에 피어난 잡초의 종류가 여러 가지 인 것을 보게 되었다.
유튜브를 통해 산속에 홀로 지내는 스님의 영상을 보던 중 텃밭에서 스님이 하시던 말씀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하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다른 것이 잡초가 되는 것이지 본래부터 잡초이고 쓸데없는 것은 없어요. 모든 것은 저마다의 의미와 필요성이 있지요. 다만 지금 뽑히는 잡초는 이 밭의 주인공이 아닌 것뿐이에요”
사전에서 정의하는 잡초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다. 밭주인의 입장에서 지금 원하지 않는 식물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자체로 의미가 없거나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 밭에서 이름도 없이 뽑혀 나가던 ‘그 잡초’가 어딘가에서는 귀하게 대접받으며 자라는 식물 일지도 모를 일이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존재의 의미가 여러 모양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볼 때 무엇이든 절대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 저마다의 상대적인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내 손으로 뽑아버린 잡초는 그저 우리 밭의 주인공이 아니었을 뿐 그것 스스로의 의미와 존재의 가치가 분명히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