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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대학 감사패가 남긴 고민과 울림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 감사패 수상 소감

by 전병권

경남도립남해대학은 2026년 3월부터 국립창원대학교 남해캠퍼스로 출범한다. 나는 이 과정을 다룬 기획기사에서 남해대학의 중요성과 지역사회의 절박함을 기록했다. 이번에 수상한 총장 감사패는 내 기사가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지역대학 통폐합을 바탕으로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고민한 분석이었음을 증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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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나는 경남도립남해대학으로부터 총장 감사패를 받았다. 6월부터 9월까지 연재한 20편의 기획기사 <지역대학 통폐합이 우리에게 보여줄 현실>과 그동안 남해대학을 꾸준히 기록해 온 작업이 인정받은 결과였다.


시상식 후에는 교직원들 앞에서 ‘대학도, 군민도 더 절실해야 합니다’라는 주제로 강연할 기회까지 주어졌다. 그 자리에서 나는 다른 지역 대학 통폐합의 처참한 현실은 물론, 행정과 지역사회의 무관심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함께 나눴다.


그에 앞서 나는 기자로 일하며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때로는 공적이 분명함에도 기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추천에서 제외된 경험도 있었다. 기자는 감시자이자 비판자라는 직업적 특성상 상을 받으면 독립성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기자에게 상을 주는 일을 포섭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시상하는 쪽에서는 다른 언론사의 질투나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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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 역시 고민이 있었다. ‘앞으로 남해대학을 비판적으로 다루기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안에는 두 가지 역할이 공존하고 있었다. 문제가 있을 때 날카롭게 비판하는 감시자의 역할, 그리고 지역의 현실을 기록하고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자의 역할이다. 이 둘은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상을 받으며 더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돌이켜보면 이번 수상은 앞서 말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긴 기사를 읽고 감사패 수여를 결정하고 교직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까지 마련해 준 노영식 총장의 결단 덕분이었다.


이번 수상은 개인의 영예에 머물지 않는다. 기록과 분석, 대안 제시가 공동체의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사건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나는 기록을 넘어 분석과 제안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묻고 답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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