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김천김밥축제 기사 쓰기 전 소감문
제2회 김천김밥축제 기사 쓰기 전 소감문
지역축제를 주제로 기획기사를 이어가며, 2024년부터 올해까지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은 제2회 김천김밥축제를 찾았다. ‘김천=김밥천국’이라는 밈을 역발상으로 살린 첫 회가 큰 화제를 모았던 만큼, 올해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또 무엇이 개선됐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천김밥축제는 탁월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지닌 축제였다.
행사장은 지난해보다 훨씬 넓어졌고, 김밥 종류도 다양했다. 테마존, 공연, 피크닉 콘셉트 등 전체 구성이 정돈돼 있었다. 아이디어 하나로 도시 이미지를 바꾼다는 점에서 김천의 기획력은 여전히 놀라웠다.
그러나 그 훌륭한 기획을 뒷받침할 ‘운영의 힘’은 여전히 부족했다.
행사장을 채운 인파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았고, 그만큼 질서와 안내가 필요했다.
인기 축제인 만큼 대기열은 당연히 발생하고 방문객들은 대기시간도 감수해야 하지만, 대기열이 길어진 건 표면적인 문제였다. 본질적인 문제는 그 긴 대기열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다. 셔틀버스 정류장에서는 줄이 어디서 시작되는지조차 알 수 없었고, 안내 표지판도 부족했다. 전광판도 역시 실시간으로 반영하지는 못했다.
김밥 판매 부스 역시 사정은 같았다. 구매 동선과 결제 동선이 뒤엉켜 관람객끼리 부딪히고, 부스 간 간격이 좁아 일부 구간은 통행이 막혔다. 본인이 어느 김밥을 사기 위해 부스를 섰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부스를 안내하거나 통제하는 인력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자원봉사자들은 각자 맡은 자리에서 분주했지만 전체를 조율할 사람은 없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결국 관람객이 스스로 줄을 세우고, 방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장면이 상징하는 것은 단순한 ‘혼잡’이 아니라 ‘혼잡을 다루는 체계의 부재’였다.
기획의 완성도가 아무리 높아도 현장의 기본인 줄 정리, 안내, 질서 관리가 빠지면 축제의 품격은 유지되지 않는다.
이번 현장을 보고 나니 남해군 행정이 축제 운영만큼은 더 낫다고 느꼈다. 남해군이었다면 아마 많은 공무원이 동원돼 관리와 안내가 이뤄졌을 텐데 김천시는 그러지 못했다.
이는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차이다. 현장을 총괄할 명확한 구조가 없었던 것이 근본 원인이다.
김천김밥축제는 분명 도시브랜딩 측면에서는 성공한 축제다. 그러나 기획의 탁월함을 오래 유지하려면, 운영의 전문화를 제도화해야 한다. 현장 컨트롤타워를 일원화하고,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나아가 교통과 대기 동선을 데이터 기반으로 예측하며, 민관 협업 메뉴얼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축제는 기획에서 시작되지만, 현장에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