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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생각보다

4월의 남해전통시장 5일장 취재기

by 전병권

시장은 지저분하고 불친절하고 대형마트보다 큰 이점이 없다고들 한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고 깨알 같은 정이 오가는 매력이 있다. 싱싱한 봄나물과 수산물, 건어물들을 보고 있으면 나 좀 데려가라고 손짓한다.


상인들, 즉 대부분 우리네 어머니 혹은 할머니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과 고객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무뚝뚝하다. 그런데, 경상도 특유의 딱딱함이지 막상 물어보면 다 대답해 준다. 또, 조금만 살갑게 굴면 별별 정보까지 알려준다.


“언니, 와 이리 오랜만이고~” 하면서 반긴다. “5000원만 깎아줘.” 하면 2000원을 깎아주는 흥정의 재미도 있다. 판매를 위한 치열한 자리싸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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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물건을 안 사가도, 대화만 해도 된다. 대신, 품질이 좋아서인지 가격이 싸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 요청을 드리면 부끄러워하면서도 대부분 들어주신다. 얼굴은 안 된다고 하더라도 판매하는 풍경이나 물건들은 흔쾌히 찍어도 된다고들 하신다. 한 번쯤은 거절당할 법도 한데, 거절당한 적이 없다.


역시나 현장은 생생하다.


남해전통시장은 2일장과 7일장으로 열리며 어시장, 수산물이 다양하고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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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장날 취재를 위해 일찍 잠들었는데, 선잠을 잔 탓에 새벽 2시에, 4시에 깨버렸다. 그래도 시장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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