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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그릇 Jun 17. 2024

#14. 어느날 그대를 만나서,

무언가를 잃고 싶지 않을 때, 

꼭 지켜내고 싶을 때, 

잃을까봐 두려울 때, 


사실은 더 꼬옥. 쥐려고 하고 힘을 주고 버티고 놓지 않는다. 


더 좋아하는 쪽이 혹은 더 마음을 많이 표현한 쪽이 늘 약자라고 생각해왔고 

그래서 들키지 않으려고 일부러 입술을 삐죽 내밀어 보기도 하고 

혼자도 잘 지내는 척, 당신이 내 옆에 계속 오래 있지 않아도 되는 척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 

사랑 앞에서 강자, 약자 따지는 내 버릇부터가 몹쓸 것인 걸. 

나는 그 사람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사랑하고 있고, 기다리고 있고, 

어떻게 내 손을 놓으려고 하는지 외려 되물었다. 

내가 이 관계에 지쳐서, 두려워서, 버티기 힘겨워서 그에게 먼저 두 번이나 큰 상처를 줘 놓고... 

참 이기적이고 독단적이었다. 


사랑하고 사랑하기만 해도 짧은 나날들이었는데 

우리가, 이런 나를, 그가 나를, 더 버텨내줄 수 있을까? 

그의 생활 반경과 나의 생활 반경. 

한편으론 이보다 좋을 수 없을만큼 중첩이 되는 듯 하면서도 우주처럼 까마득하다. 


사실 그와 보내는 시간보다, 보낼 수 있는 시간보다, 

내가 오롯이 혼자 버텨야 하는 시간, 오롯이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 훨씬 길고 깊다. 

이것이 우리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글플 때가 참 많다. 


그는 오늘 내 생각을 얼마나 했을까. 

내가 상처를 준 만큼 저 멀리 멀리 가버렸을까. 

내가 손을 뻗지 않으면 닿을 수 없을만큼 저 멀리 점처럼 사라졌을까. 

끝에 대한 어떤 확신도 들지 않으니 섣불리 결심도 하지 않아야 겠다. 

I need to get it straight especially when I am sober. 


그는 내가 술을 마시고 실수로 이별을 말한 두 번의 상흔을 기억할 것이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만큼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고 나를 밀쳐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또 나는 새까맣게 타버린 것 같다. 

그 화염에 휩싸여서 한 줌 재가 된 것처럼... 


그때도 지금도 사실은 우리의 관계가 불투명하고 기약이 없다. 

언제까지...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까. 

나는 그를. 너무 끔찍히도 존경하고 사랑하는데. 

그도 나를, 너무 끔찍히도 아끼고 사랑하는데. 


In human bondage, 제대로 벗어나서 온전히 그와 마주하고 싶다. 

하지만 정작 그럴 수 없는 날들이 많기에 

나는 오늘도 내 시간에 더 집중하고, 

내가 해야할 일에 집중하고, 

내 앞일을 기획한다. 

그가 없어도 나고. 

그가 있어도 나이기에. 


우리는 떨어져 오래 오래 존재해왔고 

우리는 앞으로도 오래오래 떨어져 존재하겠지. 

그럼에도, 

아직은, 너무나 간절하고 깊은 사랑이다. 

그것만이 진실. 


느끼기에 따라 기다림은 완숙의 과정에 필수 요소. 

나에게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인내의 과정. 

지쳐 나가 떨어지지 않을 수 있을지, 어쩌면 그가 

기획한, 덫을 놓은 버티기의 시간. 


그래, 그래서, 그래도, 그럼에도, 그러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 뿐. 


온전히 내게 다시 몰두하면서, 

생활과 내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으면서 

기쁘게 다시 재회할 수 있는 순간을 기다리며. 


결합, 재결합, 재회, 뜨겁게, 하기 위해... 

.

.

.

.

.

.

배워가고 있어요. 

정말 느끼고 있어요. 

쉽지 않으리라는 것. 어쩌면 앞으로 더. 

그러니까 더 잘 버틸게요. 

그럼에도 손 놓지 말자는 약속만 기억해요. 


놓지 않으려고 힘 꽉 준 두 손에 힘을 조금 풀어볼게요. 

역설적이게도, 놓으려고 할 때 놓아지지 않고 

놓지 않으려고 할 때 놓아지는 게 있잖아. 

힘을 조금 빼고, 기다리더라도. 

예쁘게, 성숙하게, 매일 매일 조금 더 발전적으로. 


In you, in me, in us, I feel alive. 

.

.

.

.

.

.


요즘 내가 줄기차게 듣고 있는 노래 

김동희 'Someday'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기쁨을 깨닫고 

나 같은 여자도 사랑을 알게 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사랑을 지우고 또 지워야 하는지 몰랐다오 

사랑이 사랑을 머금고 눈물은 태연히 흐르고 

이별이 뭔지도 몰라서 난 웃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정말 몰랐다오 


그대 이름을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부르며 애를 써 봐도 

눈물이 내손을 잡으며 잡으며 그대를 말려도 

나 하나 사랑한 나만을 지켜봐 주던 그런 사람이 있단 걸 

감사하며 보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몰랐다오



어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기쁨을 엉나 같은 여자도 사랑을 알게 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기쁨을 깨닫고 나 같은 여자도 사랑을 알게 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사랑을 지우고 또 지워야 하는지 몰랐다오 사랑이 사랑을 머금고 눈물은 태연히 흐르고 이별이 뭔지도 몰라서 난 웃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정말 몰랐다오 그대 이름을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부르며애를 써 봐도  눈물이 내손을 잡으며 잡으며 그대를 말려도 나 하나 사랑한 나만을 지켜봐 주던 그런 사람이 있단 걸 감사하며 보냈다오~ (어느 날 그대를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기쁨을 깨닫고 나 같은 여자도 사랑을 알게 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사랑을 지우고 또 지워야 하는지 몰랐다오 사랑이 사랑을 머금고 눈물은 태연히 흐르고 이별이 뭔지도 몰라서 난 웃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정말 몰랐다오 그대이름을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부르며 애를 써 봐도 눈물이 내손을 잡으며 잡으며 그대를 말려도 나 하나 사랑한 나만을 지켜봐 주던 그런 사람이 있단 걸 감사하며 보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몰랐다오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몰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기쁨을 깨닫고 나 같은 여자도 사랑을 알게 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사랑을 지우고 또 지워야 하는지 몰랐다오 사랑이 사랑을 머금고 눈물은 태연히 흐르고 이별이 뭔지도 몰라서 난 웃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정말 몰랐다오 그대 이름을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부르며애를 써 봐도  눈물이 내손을 잡으며 잡으며 그대를 말려도 나 하나 사랑한 나만을 지켜봐 주던 그런 사람이 있단 걸 감사하며 보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몰랐다오사람이 있단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기쁨을 깨닫고 나 같은 여자도 사랑을 알게 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사랑을 지우고 또 지워야 하는지 몰랐다오 사랑이 사랑을 머금고 눈물은 태연히 흐르고 이별이 뭔지도 몰라서 난 웃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정말 몰랐다오 그대 이름을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부르며애를 써 봐도  눈물이 내손을 잡으며 잡으며 그대를 말려도 나 하나 사랑한 나만을 지켜봐 주던 그런 사람이 있단 걸 감사하며 보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몰랐다오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사랑을 지우고 또 지워야 하는지 몰랐다오 사랑이 사랑을 머금고 눈물은 태연히 흐르고 이별이 뭔지도 몰라서 난 웃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정말 몰랐다오 그대 이름을 부르고 부르고 부르고 부르며애를 써 봐도  눈물이 내손을 잡으며 잡으며 그대를 말려도 나 하나 사랑한 나만을 지켜봐 주던 그런 사람이 있단 걸 감사하며 보냈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배우고 나라는 사람이 있단 걸 알게 됐다오) 어느 날 그대를 만나서 나는 사랑을 했다오 그땐 심장을 떼 내고 버려도 안 되는 걸 몰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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