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나의 초라함을 간절함으로

- 반복된 실수를 토대로 '나의 간절함이 행동이 되어'

by 류안
FUTURE DREAM HOUSE.jpg pinterest.com 사실은 이 모습이 내가 정말 꿈꾸는 일



최근 맞이하는 월요일 아침은 활기찬 시작보다 한숨으로 채워졌다.

이 일을 시작하고 거의 대부분의 월요일이 그랬다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만큼.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겨우 껴 입고 숨이 막힐 것 같은 기분으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중에 부딪히는 수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대학교 행정이라는 공적 업무와 교육공무직은, 배부른 소리 같지만 내가 원하는 직군이 아니었다.

2년 전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내가 해왔던 프리랜서 직군과 병행하기 어려워져 넋을 놓고 있을 때

그래도 죽지만은 말라고 기회라는 날개가 찾아온 것. 그 날개를 등에 달고 날아오르려고 하는데 내 몸에 적응이 되지 않는 이 날개는 내 살에 생채기만 자꾸 남기고 있다.


23년 11월부터 대학교 조직에 발을 들여놓고 배운 적 없는 행정일을 하며, 국립대학교의 교육공무직으로 일해나가면서 얻은 건 매일 쌓여가는 갑갑함과 풀리지 않는 고단함과 무능력에 대한 회한 뿐이지 않을까.

꼼꼼하지 못한 성격에 실수는 반복되고 행정 낭비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납득이 가지 않을 때는 화가 나는 경험까지 하게 되니 업무의 효율성이 오를리가 없다.


그럴수록 스스로 초라해지는 것을 생생히 느끼고 자책감은 커져만 간다.

나이도 마흔 중반이 되어가면서 어찌하여 실수는 반복하고 사과할 일은 계속 생기고 불친절함이 말투로 새어 나와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여 그것이 나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오게 되는 걸까.


문득 헛구역질이 나올만큼 이 모든 상황에 진저리가 나기 시작한다.

나의 초라함은 이혼 하나로만도 모자라서, 이렇게 지쳐 떨어져나갈만큼 힘든 시간에 나를 위로해줄 사람 하나 떠오르지 않아, 내가 버팀목이라고 생각할만한 존재는 저만치 멀게만 느껴지고, 그것이 누구인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괴로움만 증폭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에 손을 놓고 누구의 탓을 할 수 없는 것은 명백하다.

실수가 반복된다고 심한 긴장감으로 스스로를 옥죄이다 보니 실수가 개선되지 않는 사실도 명백하다.


2025. 02.25 저장




브런치를 일기장 이상의 플랫폼으로 생각해본 적 없었던 시간이 부끄럽기 시작하면서

저장해놓은 글을 최대한 건들지 않고 퇴고하여 덧붙이고 발행하려고 한다.

당분간 나의 꾸준함은 글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글을 다듬는 일,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주변을 정돈하는 일,

관계를 잘 이어가거나 혹은 맺음을 잘하는 일은 결국 나를 위한 일임을 계속해서 깨달아 가기로 한다.

내가 20대 때부터 아니, 중고등 학창시절부터도 꾸준하게 해온 것.

편지쓰기, 일기쓰기, 바로 글쓰기.


이제는 어느 정도의 결실을 맺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마음에 들만큼은 다듬어져야 브런치에 발행하려고 했던 이 모순같은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한다.


'나의 초라함이 비명이 되어' 나의 일상을 그 누구도 아닌 내 스스로가 괴롭히고 있었던 날들을 되돌아 본다.

저런 글을 쓰며 토해낸 감정이 있었기에 지금 나는 홀가분함을 만끽할 수 있는 경지이다.

지금도 역시 행정적 실수가 크게 잦아들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나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있다.

'나의 간절함이 행동이 되어' 라는 기치로 바꾸고 살아가고 있다.

실수를 줄이고 싶은 간절함, 더 친절하고 차분해지고 싶은 간절함이 행동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꽤 멋지고, 잘하고 있다는, 힘을 더 내보자는 타인을 위한 응원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며.


오늘의 알아차린 정서는

'초라함'과 '간절함'

'초라함'을 '간절함'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자기신뢰감.



2025. 04. 01 퇴고 및 발행


매거진의 이전글#27. 결핍이 만들어내는 정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