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야 놀자

행주산성

by 전상욱

행주야 놀자


전 상 욱


하얀 속살 드러내던

목화밭에서 이사 왔지


하루 서너 번

칼, 도마, 그릇과 부대끼다 보니

해져서 성한 곳 없구나


며칠 지나니

어디선가 쿰쿰한 냄새

소다 넣고 삶아

새 생명 불어넣었지


경칩 지나

어느 날 이른 아침

쓰레기봉투 속으로 떠났는데


역사체험 축제

행주치마 입에 물고

옛 임처럼 나를 맞아주는

행주야! 너 반갑다


우리 함께 놀자


12. 12. 14


<작품 해설>

목화 같은 하얀 행주로 태어나서 성한 곳 없이 일만 열심히 하였다.

경칩 지난 어느 날 조용히 우리 곁을 떠났는데 행주산성 역사체험 축제에 행주가 나타나서 반갑게 우릴 맞이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