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은행나무 평전(評傳)

은행나무

by 전상욱

은행나무 평전(評傳)

德和 전상욱


그분은 수령 600년

방학동 우리 마을 수호자

세월의 면류관 쓰고 홀로 서 있다

하늘 맞닿을 듯

높은 가지에 품은 새둥지

겨울맞이로 분주하네

세월 이길 장사 없다더니

푹 파인 허리춤 시멘트로 두른 채

골다공증을 견디고 있다


지나간 한 해 그냥 보낼 수 없어

몇 개 쥐고 있던 은행잎

원당샘공원 길손에게 뿌려준다

오늘도

방학동 은행나무 할아버지는

가고 오지 않는 학(鶴)을 기다리고 있다


2023. 8. 08.


황영식낭송가와함께.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냥, 마켙